188호 [학내쟁점] 학내쟁점 조교제도개선안
2003-09-03 13:04 | VIEW : 30
 

188호 [학내쟁점] 학내쟁점 조교제도개선안


 


이종찬 편집위원 leverty@hotmail.com

 

 

방학 중인 지난 7월 28일 학교당국의 조교제도개선안(이하 조교개선안)이 기습적으로 발표됐다. 기존 조교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객관적으로 타당한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취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선안은 발표 직후부터 대학원 구성원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이후 발빠른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의 대처로 지난달 11일 제 4차 교육연구환경개선소위원회에서 조교개선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현재 학교측으로부터 그 시행시기를 일단 내년 1학기로 연기시킨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본부측의 취지와는 달리 구성원들의 반발을 일으키게 된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보다 문제는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태도입니다. 개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조교들의 의견수렴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지요.” 김용균 대학원총학생회장(경영학과 석사과정)의 말이다.
이와 관련해 학교측의 개선안 발표시기 역시 이번 사안의 중요한 원인이었음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시기적으로 원우들의 관심이 덜하다고 할 수 있는 방학기간에 개선안이 공개되었다는 점은 본부측의 의도에 관하여 상당부분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대학본부측의 조교개선안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조교 직제를 교육조교, 연구조교, 행정조교로 구분하여 운영하겠다는 점이다. 직무구분에 있어 명확성을 기하고 사실상 행정보조원의 지위로 전락한 조교들의 위상을 다시금 재정립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둘째로 인건비 부담률을 낮추기 위해 교육조교의 급여를 장학금 계정으로 편입시켜, 장학금 수혜율을 높이는 이중의 효과를 얻겠다는 부분을 들 수 있다.

 

논의 과정에서 정작 조교는 배제돼


 

이에 맞서 개선안에 반대하는 각 계열학생회의 입장과 원총의 입장을 대략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앞서 지적했듯 이번 조교개선안의 주체랄 수 있는 조교들의 의견수렴과정이 전무하였다는 점이다. 조교개선안의 취지는 분명히 조교의 당면문제들을 조교개선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논의의 주체가 되어야 할 조교가 이러한 논의과정에서조차 배제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둘째, 현실적으로 과연 실현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회의감이다. 원총은 “이는 우리 대학사회가 갖고 있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규정중심의 개선안으로서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특히 조교업무를 수행하는 대다수가 교수와의 수직적 상하관계에 놓인 대학원생인 점을 감안했을 때 교수들의 근본적인 인식전환이 없이 조교개선안의 취지만으로는 공염불에 그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셋째, 조교 자격규정에 대한 현실적 안목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논쟁의 핵심은 학위논문을 준비하는 수료생들이 자격기준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에 있다. 수료생 역시 재학생과 마찬가지로 엄연히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대학원의 현실을 감안해 봤을 때 이번 조교개선안의 취지는 쉽게 납득이 가지않는 부분이다. 동시에 이는 현행 문제점으로도 지적이 된 차명사용을 또 다시 부추길 우려마저 있다.


이상 조교개선안과 이에 반대하는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본부측의 취지는 인정하되, 실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명문화된 ‘규정 중심’의 개선안이라는 문제점이 드러난다.

 

현실적 학문풍토에 대한 인식이 우선돼야

 

이와 관련해 지난달 25~26일 열린 전체교수회의에서는 조교개선안과 관련한 안건이 채택되었으며, 원총은 이후의 결과를 지켜보고 이번달이나 다음달 경에 기획실, 대학원, 원총, 조교대표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공청회 전까지 각 계열 원우들의 의견이 반영된 공통된 단일안을 조속히 구체화시켜야 하는 데 있을 것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 드러난 일부 계열학생회의 무성의함과 무관심 또한 대의기구로서의 그들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다. 개선안이 발표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열학생회 게시판에 이렇다할 계열대표의 입장들이 전혀 올라와있지 않았고, 심지어 어떤 게시판에서는 각종 음란성 스팸메일이 넘쳐나는 등 홈페이지 관리도 전혀 되어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교개선안 사안은 단순히 조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내 전구성원들이 모두 관련된 포괄적인 문제다. 학내에서 조교는 그야말로 학교와 교수 그리고 학생들 모두를 아우르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조교개선안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다.

 

조교제도개선안, 구성원의 합의 전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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