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호 [학내취재1] 무산된 원총선거
2005-03-06 18:31 | VIEW : 15
 
208호 [학내취재1] 무산된 원총선거

 


‘다른’ 학생회를 꿈꿔야 한다




제26대 대학원총학생회(회장 장용운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이 선거공고를 내놓은지 한 달이 넘어간다. 이미 공고에서 밝힌 회장단 등록기간은 물론 투표시일까지 초과한 상황이다. 이쯤되면 내년도 총학생회의 모습 역시 올해와 별반다를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제26대 대학원총학생회장단이 비상대책기구의 회장단으로 직무를 행하게 된다. 물론 내년도 신입생환영식 등의 여타 사업 추진에는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상대책기구 체제하의 사업진행에 대해서는 올 해에 검증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와 같은 상황이 연속해서 발생한 것은 분명 위기의 징후로 볼 수 있다. 사업의 위기가 아니라 학생회기구라는 자치활동의 위기 말이다. 물론 학생회 체계가 자치기구 전반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생회체계가 가지는 고도의 집적성과 효율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비롯하여 그 자체의 고유한 역사성을 생각해볼 때 이런 퇴조는 위험하다.  
해서 위기라는 합의가 가능할 조건은 무르익었다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 이후의 상을 그려보는 것이다. 현재 학생회체계가 회장단으로 집중되는 과도한 책임성의 구조라면 계열대표단으로 구성되는 회장단 대표체계를 고민할 수 있다. 그리고 선거기관이나 선거운동과 같은 제도가 부담스럽다면 추첨제와 같은 제도의 변화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일단 총학생회 회장에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까. 구체적인 평가지표와 책임을 지운다면 추첨을 통한 회장단 선출 역시 부정적이지 않다고 본다.
이런 학생회체계의 변화에 있어 가장 핵심은 이 기구가 행정당국과의 소통 및 견제의 중심단위로서 활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생회 체계의 변화가 그대로 학생자치활동의 위축이나 지원의 축소로 나타나면 안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측면이 있다. 학생회의 위기가 그대로 원우 공동체의 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열람실 운영에 있어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더라도 귀찮음에 내버려 두는 상황 말이다.
학문공동체가 개별적인 원우들로 파편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학생회 위기 이상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길 간곡히 바랄 뿐이다.


김상철 편집위원 prudence1917@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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