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중앙문화예술관 대극장에서 열렸던 ‘교육단위 구조개혁’ 공청회가 무산되었다. 일부 학생과 교수들이 구조개혁안에 반대하며 토론 중간에 단상으로 뛰어 올라가 실랑이를 벌여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박범훈 총장(국악학과 교수)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공청회의 무산이 예견된 일이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총장은 이번 공청회가 “본부의 최종안을 도출하기 위한 전 단계”였다고 말했다. 결국 학교 측이 마련한 공청회는 두 개의 구조개혁안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한 형식적인 자리였던 것이다. 애초부터 학교 측은 공청회를 통해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은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구조개혁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또한 공청회에 참석하지도 않은 총장이 어떻게 구조개혁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과 열의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구조개혁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구성원들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총장의 성명서에서 보듯 또다시 학교를 위한다는 명분아래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구조조정안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비록 해당 단과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들을 수렴한다고는 했지만 공청회도 열지 않겠다면서 어떻게 의견을 수렴할지 의문이다. 총장은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부르짖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조차 들으려고 하지 않는 학교 측을 누가 믿고 따라갈 수 있을까.
구조개혁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학교 전체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학교 측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과정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또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의 방향이 현재의 위기를 단순히 모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발전을 위한 개혁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계획을 수립하기 전부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그 구성원들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전제해야 한다. 대화를 저지한 일부 학생과 교수가 문제인가, 대화의 구성요소를 독점한 구조조정 당국의 문제인가. 이번 겨울 본교는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이다. 강행과 저항의 평행선을 종식시킬 지혜가 그 어느때보다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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