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 / 약학대학 약학부 교수


최근 조류독감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조류독감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나 닭, 칠면조,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  발생하는 급성바이러스 전염병이다. 이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두 가지 단백질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다아제(NA)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A형 H5N1이다. 조류인플루엔자(H5N1)는 주로 조류에게 감염되지만, 만약 사람에게 감염될 경우 새로운 바이러스가 된다. 이것은 사람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사람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동시에 감염되었을 때 유전자 재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혼합형바이러스다.
따라서 사람은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경험이 없어 치명적일 수 있다. 조류독감은 97년 홍콩에 나타난 이래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백여건 보고되어 왔다. 조류독감은 조류에서 사람에게 쉽게 전파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는 지속적인 변이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하다.

인류역사에서 세계적인 유행성 전염병은 많았다. 중세에 페스트감염으로 유럽인구의 1/3인 7백만 명이 사망했고,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스페인 독감에 의해 약 4천만 명이 죽었다. 우리가 우려하는 조류독감은 21세기형 질병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재앙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조류독감 치료제로 타미플루가 생산되고 있다. 조류독감 감염환자에게 조기 투약을 하면 치료될 수 있는데, 이것은 조류독감 감염이 의심될 경우에만 사용하는 약이여서 백신처럼 미리 예방을 할 수 있는 약은 아니다. 조류독감 예방백신이 세계 곳곳에서 임상중이어서 곧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희망적인 사실로 우리는 전 세계 인류가 21세기 조류독감에 의해 과거 페스트, 스페인독감 같은 인류재앙이 다시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나라가 조류독감이 자주 발병하는 아시아 지역에 속해 있고 과거 발병전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중국과 바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발병동향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방역체계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정부와 국민은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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