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다리로 하나 더 추가된 것이나 놀이에서 정규멤버 외에 끼어있는 아이를 깍두기라고 한다. 사실 깍두기가 놀이에서 사용된 것은 전적으로 음식의 영향이 크다. 깍두기의 유래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이 많지만,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깍두기를 ‘깍두기 취급’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깍두기는 본디 조선 정조시대 요리 경연대회의 산물이라고 한다. 궁중 종친회 회식 때 각 궁마다 잘하는 일품요리를 한 그릇씩 만들어 올리기로 했는데, 한 여인이 무를 썰어만든 음식을 내오게 되었다고 한다.이를 먹어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칭찬을 하며 이름을 묻자, 이름은 없고 무를 깍둑깍둑 썰어서 버무려 봤는데 맛이 그럴 듯 하여 정성껏 만들었다는 데서 깍두기가 유래했다는 것이다.
놀이에서 ‘깍두기’는 좀 다른 유래를 가지고 있다. 옛날, 마을 아이들이 놀게되면 꼭 놀이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어린 동생이 있기 마련이다. 동생을 돌봐야 하는 언니, 형들은 자기들끼리 놀고 싶지만 동생을 돌보지 않을 수도 없었기에 놀이에 끼워주게 되었는데, 매일같이 끼워주다보니 식탁 위에 있는 깍두기처럼 필수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정식 놀이상대는 아니지만 놀이 때마다 꼭 끼는 것이 하나씩 떨어져 있는 네모 반듯한 깍두기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놀이에서 깍두기가 요즘 말로 ‘왕따’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왕따는 놀이에 끼지 못하거나 어울리지 못해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반면, 깍두기는 언제나 놀이에 참여하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놀이에서 쓰이는 말이 음식이었다니 깍두기가 얼마나 대중적인 음식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그런데 놀이의 깍두기가 전국적으로 통일된 말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까다리, 콩따기, 감자, 가따리, 에핀꼬따리, 도로꽁 등으로 쓰였다고 하니 깍두기가 전국적인 용어는 아닌 것 같다.이와는 별개로 술래잡기 놀이에서 전봇대를 찍는 놀이도 다르다. 야도라는 말이 보편적이지만,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야이동이라고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네 어귀에 아이들 노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저녁이면 아이를 부르는 엄마들의 목소리로 골목이 울리곤 했다. 지금 도시에서는 이런 동네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깍두기가 왜 필요한지를 이 아이들이 알지 의문이 들어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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