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적인 사건들이 밝혀지면서, 보이지 않은 한국 사회의 권력으로서 삼성이 논란에 휩싸였다. 경제위기 이후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도되었으나, 오히려 재벌의 경제적 집중 현상은 더욱 강화되었다. X파일의 존재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국가기관의 도청이라는 권위주의 정권의 유산이 최근까지 청산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그것을 통해서 재계와 정치권의 검은 거래가 대규모로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또한 드러났다. 최근 이러한 현상의 핵심에는 항상 삼성이라는 기업이 중심에 있다.
삼성은 한국의 경제 성장 방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성공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기술혁신과 세계 시장 지배력 강화를 통하여 최근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 업체인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디지털 TV 시장에서 유럽과 미국의 경쟁 업체들을 제치고 지속적인 시장 지배력 확산에 성공하여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른 한편, 삼성은 세계적 기업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온갖 비민주적인 기업 경영 방식과 비리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최대 재벌이 된 삼성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여 정치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하였고, 노동조합을 조직하려는 직원들을 감시하고 찾아내어 해고하는 등 전근대적인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삼성 에버랜드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식에게 기업의 경영권을 넘겨주는 등 국제적으로는 물론 한국에서 인정받을 수 없는 부끄러운 행태를 보여주었다.
최근 뉴스에서 삼성은 재력을 바탕으로 법조계, 언론계, 정계, 관계 인사를 영입하여 한국 사회의 핵심 지배세력의 중심이 되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벌 기업이 민주적인 정치과정을 우회하여 한국을 지배하는 핵심 세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은 한국의 신생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과거 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억압한 세력이라면, 이제 재벌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길은 삼성이 건전한 기업으로 남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가 개혁되어야 하고, 그동안의 불법과 탈법적 행위는 처벌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 관련 모든 비리들이 밝혀져야 한다. 이를 통하여 삼성은 국제적인 수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고, 한국도 한 사람의 갑부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않는 실질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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