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력이 얼마냐고 물으면 “전 시력이 마이너스인데요”라는 말을 종종 듣게된다. 하지만 시력에는 마이너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물의 존재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눈의 능력을 시력이라고 하는데, 안경이나 렌즈의 도움 없이 자연적인 상태로 보는 능력을 ‘나안 시력’이라 하고, 나빠진 시력을 안경의 도움에 의하여 얻어진 인위적인 능력을 ‘교정시력’이라 한다. 1.0 이상을 정상시력으로 보고, 그 이하는 0.9~0.1 까지 표시한다. 0.1 도 안되는 시력은 0.09, 0.08, 0.07……0.02, 001 까지 나타낼 수 있다. 시력이 0이면 맹(盲)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마이너스라는 시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은 사람들이 안경을 맞출 때 받아본 안경 처방전 때문이다. 대부분 근시인 경우, 즉 마이너스 기호를 통해 안경도수를 표시한 처방을 받아 볼 텐데 이것을 보고 ‘내 시력이 마이너스구나’하고 생각한다. 즉 마이너스는 근시도를, 플러스는 원시도를 나타내는 굴절력의 객관적인 단위에 불과하고, 시력이란 굴절이상을 비롯한 여러 요인들이 관여한 주관적인 단위이다. 예를 들어 근시나 원시가 전혀 없더라도 백내장이나 각막혼탁 등의 기질적인 질병이 있으면 시력은 0.1도 안 나올 수 있다. 또한 -1.00D의 근시가 있어도 시력은 0.7~1.0이 나올 수 있기에 시력과 굴절도는 비례하여 표시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이너스’는 안경원에서 통용되는 굴절력의 수치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회용 렌즈를 사거나 할 경우 필요한 것은 시력이 아니라 굴절력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시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굴절력을 알고 있으면 어디에서나 자신의 눈에 맞는 렌즈를 구입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잘못알고 있는 상식을 말하면 사람들은 렌즈를 끼면 더 잘 보인다고 말한다. 같은 도수라도 안경을 낄 때와 렌즈를 착용할때 보이는 것이 차이가 날 수 있다. 렌즈의 경우는 각막에 렌즈를 밀착하게 됨으로 거리가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 자신의 눈에 맞는 렌즈등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눈에 있어서 나빠지기 전에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편안히 사물을 볼 수 있도록 관리하고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시력은 나안시력 뿐만 아니라 현재 자신이 안경을 쓰고 편안히 사물을 볼 수 있는 교정시력이 더 중요하다. 이제부터 시력이 얼마냐고 물으면 ‘마이너스’가 아닌 ‘교정시력이 1.0’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신경범 편집위원 죱s-man@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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