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 사회과학대 경제학부 교수

전 세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던 북핵문제가 베이징 6자 회담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뤄냈다. 그리고 6자회담의 성과는 경제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증권시장은 북핵 협상 타결 소식에 힘입어 투자 심리가 호전되면서 사상최고치의 주가 상승을 보였다. 특히 이번에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면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터에 의해서 국제적으로 부당하게 저평가 되어왔던 주가도 이제는 제 가치를 찾게 될 것 같다.
최근 한국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6자 회담의 성과와 그로 인한 낙관적인 분위기는 우리경제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은 우리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6자회담의 성과로 국가신용 등급이 실제로 상향조정 되면 해외차입 여건 개선, 외국인 투자 유입, 소비심리 회복 등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특히 최근 기업의 투자 부진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낙관적 분위기는 기업의 투자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물경제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고 북한의 태도도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6자회담의 성과는 남북경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북경협을 주도하고 있는 개성공단, 남북철도 도로 연결 공사, 금강산 관광 사업의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공단 사업의 경우,  전략물자 반입규정 때문에 생산기자재 반입에 어려움이 많으며, 생산된 제품의 수출에도 제약이 많다. 앞으로 핵문제가 풀리고 북미관계가 개선되어 미국의 대북 경제제제가 완화되는 경우 장기적으로 개성공단은 대외 수출기지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임금, 토지 비용의 상승으로 경쟁력을 잃고 사양사업화되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개성에서 재기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편 남북철도 도로 건설의 경우에도 건설현장이 DMZ 인근 지대로서 군사적으로 예민한 곳이라 건설에 문제가 많은데 핵문제의 타결은 군사적 긴장완화를 통해 건설일정 단축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에도 최근 관광객 수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숙박 및 편의시설의 미비로  인해 사업의 확대에 어려움이 많은데, 핵문제의 타결은 금강산 지역의 투자 여건의 개선을 통해서 민간 사업자들의 투자 유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의 합의로 인한 대북지원 부담은 우리경제에 주름살을 줄 가능성도 높다. 6자회담에서 합의한 중유공급, 대북 송전, 경수로 건설을 위한 우리의 부담액으로 9 ~ 11 조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경제에 큰 부담을 지우게 되기 때문이다.  6자회담의 성과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대북 지원액에 대한 재원조달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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