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문제에 대하여-

지난 7일, 근대 한국사와 더불어 그 명성을 이어온 인천상륙작전의 총 지휘자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한 민중가수 가락의 소재로 올랐다. 연합군에게 불리했던 한국전에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던 그는 이 노래에서 ‘양민학살의 주범’으로 불려졌다. 대범한 전략가이자 일대 영웅으로 칭송받던 그가 졸지에 선량한 서민들을 무참히 죽인 킬러가 되었다.
하지만 이 노래는 단순히 민중가요로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인천시 자유공원에 서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의 철거문제를 비롯해 국내의 반미감정의 확산과 한미 외교전선에 먹구름을 띄어놓는 전주곡이 되고 말았다.
우선 맥아더 장군 동상의 철거문제는 지금까지 역사 교과서에서 다루던 사실 이외의 또 다른 ‘진실’을 가지고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진실의 물음에 대한 판단은 정치단체도 정부도 아닌 바로 ‘역사’가 할 몫이다. 한국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의 동상을 가지고 철거론과 보호론의 힘겨루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국민들은 올바른 역사의식에 대해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특히 그간 알려진 역사적 사실 이면에 은폐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학계나 정부차원의 지원과 노력은 매우 미비했다. 한 사건을 가지고 그것을 정치적인 이슈로 조명해왔지만 정작 그에 대한 충분한 역사적 사료와 증거확보는 경미한 수준에 그쳐 역사발전에 도움도 주지 못하고 단순 관심사로 일단락 지어질 때가 많았다. 일제침략에 대한 우리나라의 한일관계와 역사의식은 그에 좋은 예라고 할 수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옛말이 있다. 단순한 전쟁전략이 아니라 그것은 역사를 바로 세우고 올바로 인식하는데 있어서 가장 지침이 되는 말이다. 특히 당장 보이는 눈앞의 사안에 대해 냉철한 이성을 갖지 못하고 뜨거운 감정으로만 대응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우리의 역사와 관계있는 상대국과 좋지 못한 관계를 맺을뿐더러 왜곡된 주체의식으로 스스로 고립될 우려가 있다. 맥아더 동상 철거의 쟁점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역사적 진실에 대한 우리의 높은 목소리 뒤에 아무런 노력없는 모습을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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