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연/ 문화연대 시민자치 문화센터 팀장

  ‘달리는 놀이터’는 문화를 삶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공공프로젝트로 그동안 문화연대가 실천해 왔던 소외지역 문화활동과 문화행동을 재구성/확대하는 문화운동이다. 달리는 놀이터는 지역에서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만남을 위해 많은 활동가와 창작자, 기획자들이 가슴과 머리를 마주했다. 5톤의 탑차와 유랑하는 달리는 놀이터는 시민들을 위한 열린 영화관이자 공연장이다. 동시에 창작자와 기획자에게는 문화예술의 작업장이자 실험실로, 활동가에게는 운동의 의제들을 사회적으로 확대하는 증폭의 채널이자 장이다.
  극장이 없는 지역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한 작은 축제 ‘나눔의 영화관’은 초등학교 시절 추억속의 소풍이나 운동회 분위기처럼 마을의 작은 축제를 만들었다. 또한 소통의 공간에서 소비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도시 거리에서 실행된 거리공연은 행사를 준비했던 활동가들에게 거리 문화에 대한 고민과 운동의제를 던져주기도 했다.  이주노동자와 노숙인 등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한 문화체험 워크샵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달리는 놀이터는 여러 지역과 세대, 계층을 만나며, 유랑을 통한 문화탐험과 행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역과 공간이라는 현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유랑과 탐험은 달리는 놀이터에 참여한 창작자와 활동가들에게 좋은 현장 학습 체험의 장이기도 했다. 문화소외지역은 예상과는 다르게 지방과 시골이 아닌 개발 중심의 신도시 주변에서 발견되었고, 공연장 밖에서 시민과 만나는 예술이 자본, 권력에 대항하는 새로운 미학적 가치와 의미임을 기획자와 창작자는 깨달아야 했다.
  알게 모르게 많은 문화기획과 프로그램들은 자본의 질서에 의해서 진행되고 움직인다. 자본과 권력은 문화 공공성의 영역을 사적인 영역으로 재편하면서  소통과 상상력이 가능한 심리적·사회적 공간을 소비 중심의 물리적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이것은 오히려 시민들을 문화적, 사회적으로 소외시키고 있다. 달리는 놀이터가 찾아간 몇몇 지역은 오히려 문화소외지역이 아닌 ‘문화정체지역’으로 지역의 풀뿌리 문화활동들을 통해 정체된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었다.
  달리는 놀이터가 현재까지 지향하고 있는 공공적 문화기획과 활동이란 다소 낯설고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다. 지금까지 놀이터의 움직임이 지역과 거리를 오가며 접근과 참여, 소통이 가능한 공공의 영역을 임의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시도해왔다. 이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공공의 기획과 실천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예술과 기획·행정이 공공시설·거리와 접속하고, 이를  소통시키는 네트워크도 절실하다.
  대상화된 문화와 예술이 아닌 생활문화 속의 문화와 예술을 위해 지역과 주민이 함께 하는 달리는 놀이터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문화와 예술의 잠재적 힘을통해 사회와 자기변혁을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들 간의 행동하는 네트워크와 협업이 있다.
  이 문화적 힘을 통해 문화의 공공성, 다양성, 권리를 확대 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실천의 흐름과 행동을 만들어 가는 사회적 공감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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