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의 모험,비평 속으로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오창은씨(국어국문학과 박사)의 첫 평론집 ‘비평의 모험’은 한 권의 소설책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은 독자들과 설득적일 때보다 환기적일 때 더 많은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이 평론집은 그 길을 열어두고 있다. 수많은 텍스트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그 텍스트가 조언하는 의미를 제시하며 독자가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 평론집에서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것은 현재 우리 비평계가 ‘인식의 지도 그리기’가 부재하다는 인식이며, 이를 토대로 총 4부에 걸쳐 문학적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1부는 1990년대 이후 한국문학 흐름에 대한 문제점과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역사소설의 경향에 대해 비판하고 있고, 2부는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끊임없이 탐색하려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는 김종광, 공선옥, 김하기 등의 작가들을 통해 소설에서 다르다는 것은 ‘이색적인’ 것이 아닌 ‘일상에 대한 새로운 탐색’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3부는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설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 유쾌한 상상력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타난 그들에 대해 조심스런 전망을 하고 있다. 4부는 ‘친일문인 문학상’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와 최원식의 ‘회통론’ 등을 통해 문학제도와 문학담론을 점검하고 있다.
 그는 문학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비평을 통해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물론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 속에서 혼란스럽지만 온 몸을 내던져 부딪히고 있다. 그가 그토록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책의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비평가로서 “끊임없이 문학의 가치에 대해 회의함으로써 문학의 가치를 옹호하겠다”는 작가의 의지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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