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학내
[교수논단]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투는 세상
이동미 편집위원  |  dongmi2m@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216호]
승인 2005.09.12  14:24:0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투는 세상                                   임동권 / 민속학과, 명예교수

 


당(唐)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의 시(詩)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와우각상(蝸牛角上) 하사쟁(何事爭) / 석화광중(石火光中) 기차신(寄此身)
수부수빈(隨富隨貧) 차권희(且權喜) / 개구불소(開口不笑) 시치인(是痴人)

여기서 백낙천은 가느다란 뿔 위의 좁은 공간에서 살면서 무슨 이해관계가 있기에 서로 따지고 다투느냐고 사람들을 나무라고 있다.
흔히 세상은 넓다고 하지만 우주에서 볼 때에 지구란 달팽이 뿔만한 아주 좁은 공간에 불과하다. 그 좁은 공간에서 40억이 넘는 사람이 다투며 살고 있으니 가관이다. 그 달팽이 뿔만한 좁은 지구에는 2백에 이르는 크고 작은 국가들이 있어 국경이란 선을 긋고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으며, 때로는 땅을 빼앗아 더 많이 차지하려고 전쟁을 하며 서로 죽이고 죽고 요동을 친다. 이러한 광경을 지구 밖에서 바라본다면 그 달팽이 뿔만한 좁은 공간에서 소유해 보아도 별 것 아닌데 서로 다투는 꼴이 볼만할 것이다. 이러한 광경을 보면 웃음 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내가 기거할 공간은 50평쯤이면 족하고, 죽어서는 2평이면 넉넉하며, 내가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시간은 100세를 넘지 못하니 욕심을 부려 보아도 별 것 아닌데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려고 또 오래 살려고 아우성이다. 우주에서 볼 때에 우리의 일생은 부싯돌이 부딪혀 불이 나는 그 짧은 순간인 석화(石火)에 불과한 것인데 분수를 모르고 있으니 문제이다.
우리는 우륵(于勒)이나 백결(百結)선생의 고사는 알지만 당시의 권력자나 갑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셰익스피어, 베드벤은 알지만 그 당시의 권력자나 갑부를 알지 못한다. 후대에 남는 것은 재산이나 권력이 아니라 어진 사람, 예술가, 인류의 행복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며 그들은 후대에도 존경을 받고 있음을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악을 쓰고 다투어 얻어낸 권력이나 재산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비록 달팽이 뿔만한 좁은 공간에 살고 일생이라야 석화(石火)에 불과하니 백낙천의 비웃음을 면하려면 우리 모두가 철이 들어 협동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다투지 말고 베풀고 웃으면서 사는 큰 지혜가 있어야 한다.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동미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2관(대학원) 201호 대학원신문사  |  대표전화 : 02-881-7370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편집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