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이라는  코드를 뽑아라

대구 목욕탕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났다. 몇 년 전 있었던 대구 지하철 사건이 우리들 기억 속에서 아직 지워지지 않았는데 대구에서 또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네티즌들은 왜 이번에도 대구냐고 외치면서 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폭발사고가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가까운 우리 주위를 살펴보자. 대학원에서도 보면 화재와 폭발의 위험적 요소들이 많다.
대학원 지하2·3층 예술계열 실기실을 보면 복도에서부터 시작하여 계단까지 지나갈 공간도 없다. 게다가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캔버스나 유화물감들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어서 실수로 불시가 옮겨 붙는다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실험을 계속해야 하는 이·공과 계열의 경우 24시간 실험기구들을 작동시키는 경우가 많아 자칫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
그 곳에서 생활하는 학생들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괜찮으니까’ 하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지금 한 번 지나친거라고 생각하지만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그래왔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안전이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구 지하철 사고가 났을 때 경악하면서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심정으로 주위를 살피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시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그 때의 끔찍했던 기억만을 잊어버리면 다시는 똑같은 일은 안 일어 날 거라고 믿었던 건지 모른다. 또 다시 대구에서 목욕탕 폭발 사건이 일어나자 사람들은 잊어버렸던 기억이 되살아난 듯 두려워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서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위험을 선사하고 있으며, 내가 어느새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귀찮다고 지키지 않았던 도덕·규율 같은 구호들을 한 번 다시 외쳐야만 하는 것일까. 주위를 한 번 둘러보라.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며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기코드를 뽑아내듯 위험들을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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