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정 / 식품생명공학과 석사과정



번아웃 극복하기
 

손문정 / 식품생명공학과 석사과정

  대학원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가’인 것 같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것은 학부를 입학하던 순간부터였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은 학부 3학년 때이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스스로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시간 동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무엇이 잘 맞을지 등을 고민했다.
  3학년 겨울방학 때 졸업을 위한 실험방 활동을 줌으로 하게 됐는데, 논문들을 접해보고 공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전공 내용을 무작정 공부하는 것에 비해 논문 공부하는 것은 훨씬 흥미로웠다. 전공과목들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자연스레 대학원 진학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이러한 계기들을 통해 4학년 2학기부터 시작된 실험방 인턴 생활은 지금까지 이어졌다. 내가 좋아서, 내 미래를 위해서 선택한 것이 맞으나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지난 학기 말에는 번아웃이 크게 오게 됐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는 건가, 정말 이 선택이 내 미래를 위한 것이 맞는가,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한가’ 등의 의문점들이 생기면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
  번아웃이 오게 된 계기를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졸업하는 원우들이 생기면서 석사로서는 실험방 내에서 가장 높은 위치가 되고, 후배들도 많이 생김과 동시에 졸업이 다가오는 것을 체감하며 생긴 부담감이 원인인 것 같았다. 당시 이러한 점을 극복해야 한층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게 됐고, 잘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실험방 내에서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가까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담감이 조금 완화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의 위로가 나를 고민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한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대학원 내에서 힘든 점을 극복했기에 자연스럽게 대학원을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대학원을 같이 보내는 사람들, 특히 연구실 사람들과의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라면 더더욱’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게 된다. 연구실 사람들은 석사 과정을 하는 2년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서로의 힘듦을 인정해주고, 격려해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대학원 생활의 고민과 순간적인 힘듦 등을 같이 극복하는 데 있어 주변 사람들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이외에도 대학원에 대해 말할 때, 실험이 좋아서 대학원에 오는 것보다는 ‘정말 공부를 더 하고 싶고, 논문 읽는 것이 흥미로워서’가 이유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해준다. 대학원에 오니 실험도 많이 하긴 하지만 논문 읽으면서 공부하는 것, 특히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아진다.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범위가 정해져 있는 공부도 아니기에 스스로 찾아가면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어렵지 않아야 석사 2년의 생활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생활이지만, 나는 대학원에 들어온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계속해 나가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의 남은 생활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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