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에 직면한 인류]

 

인류세, 그 이후

 

  유럽 중부 8개국에 걸쳐 있는 알프스 산맥을 떠올려 보면, 누구나 쉽게 만년설로 하얗게 덮여 있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상상 속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지구온난화로 눈과 빙하가 점점 녹아 없어져 하얀 옷이 계속 벗겨지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작년 여름에는 유럽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곳곳에서 나타났고, 알프스 산맥 일부 역시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올라가는 등 이상기온을 보였다. 때문에 스위스 알프스의 마터호른(Matterhorn) 스키장은 작년에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물의 도시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이에 운하의 수위가 낮아져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수상 택시의 운영마저 중단됐다. 우리나라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남부지방의 가뭄이 겨울에도 극심해 농업용수가 부족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의 이유는 지구온난화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가장 큰 변화는 폭염으로, 기후변화 국제기구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는 폭염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로는 자연재해를 들 수 있는데, 국립기상과학원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보고서」(2011)에 따르면, 태풍과 폭우 등이 일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 주요 변화에는 해수면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빙산이 녹아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연안도시 및 도서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집을 잃을 가능성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낸 일등공신은 바로 ‘인류’일 것이다. 삼림벌채 그리고 과잉 쓰레기 배출, 과잉 에너지 사용, 화석연료 사용 등을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이런 이기심의 반작용으로 전염병, 미세먼지, 자연재해 등 예상치 못한 환경적 문제가 있다. 즉 인간이 쏘아 올린 화살이 다시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화학자 파울 크루첸(Paul Crutzen)은 “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라고 선언하며, ‘인류세(Anthropocene)’는 관심과 논의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인류세란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일컫는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인류세에 일어나는 환경문제를 마주하면서, 원우들은 스스로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노력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에 본지 제382호에서는 환경문제 관련 고민 및 실천 사례와 본교에서는 어떠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가 지구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실천

 

  최근에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의 활동을 도입해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경영을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줄여서 ESG경영이라고도 불린다. 기업의 성과 평가 시,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방식에서 최근에는 이러한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가령 기업이 수행하는 신규 사업이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가를 평가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ESG가 기업 경영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대부분의 기관과 기업에서 ESG중에서도 ‘환경’부문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다. 일례로 커피 전문점은 플라스틱 빨대를 생분해되는 종이 빨대로 변경하기 시작했고, 음료수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음료병의 비닐 라벨을 없앴다. 카카오는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기 위해 ‘2040년 Net Zero’ 달성 목표를 선언함과 더불어 과학기반 탄소 감축 목표 설정 이니셔티브 참여를 공신 선언한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탄소 프로젝트’ 포럼을 개최해 전시 종료 이후의 폐기물 처리, 작품 운반 등의 에너지 사용 등에 관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예술가들은 친환경 예술재료를 사용하거나 국가 간의 이동을 줄이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등의 노력도 펼치고 있다.
  교육계는 어떨까. 지난달 10일 충남교육청은 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학교의 급식을 ‘저탄소 초록급식’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월 2회 채식 급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고기 없이 채식하는 식단을 통해 1년에 약 15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천대학교는 ESG센터 홈페이지를 개설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환경과 관련된 사업은 버려지는 폐자제를 활용한 지갑, 키링, 화분 등을 제작하는 등 재학생이 교내에서 행할 수 있는 ‘Zero Waste’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서강대학교는 대학 내 연구과제 행정 처리 시, 출력된 종이가 아닌 온라인 파일만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서강 페이퍼리스 1.0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운영한 뒤, 앞으로는 종이 없는 회의, 증빙서류 최소화 등을 위한 페이퍼리스 2.0을 단계별로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본교가 실천하고 있는 노력은

 

  본교도 이에 발맞춰 ‘2022 중앙대학교 지속가능발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구성은 2015년 제70차 UN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 SDSN Australia/Pacific이 발간한 「Getting Started with the SDGs in Universities」(2017)를 참고해 지속가능한 활동을 정리했다.
  교육 측면에서는 2020년에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지원하는 ‘미세먼지관리 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돼 사업을 운영중이다. 올해까지 총 6억 원 가량의 사업비를 지원받고, 온실가스 감축 및 미세먼지 정책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 전문인력 양성까지 진행하고 있다. 연구부문에서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스마트팜 연구를 수행한다. ‘스마트팜 기업협업센터(ICC)’는 농장에 ICT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해 앞으로의 농촌 고령화와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으로 발생하는 식량난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운영 및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에서는 ‘친환경 캠퍼스 구축’을 위해 자원 사용량 및 쓰레기 배출량을 적극 관리한다. 철저하게 냉난방 공급 기준을 운영하며, 매년 하계/동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실행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시설안전처 시설팀 김현노 팀장은 간절기 기간에는 냉난방기를 가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하루에 한 번은 실외기를 강제로 정지해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때의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에 관한 홍보활동도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와 학생활동, 행정업무에 사용되는 기자재 등 주기적인 재물조사를 통해 낭비되는 자원이 없는지 점검하고 만약 반납 및 폐기 신청된 물품들 중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희망 부서에 연계하거나 외부기관에 기증하는 등 폐기물 발생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더십 부문에서는 ‘2030 탄소중립 ESG 공유 포럼’을 출범했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탄소중립 시대를 20년 앞당길 수 있도록 대학의 연구역량을 집중하고자 ESG플랫폼 기반 데이터 공유·구독 모델을 만들어 국내외 탄소중립 산업을 선도할 계획이 담겨 있었다. 나아가 ESG 경영 확대를 선도할 경영인 양성을 위해 ‘탄소중립 ESG 최고 경영자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작은 움직임의 중요성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 이외에도 원우 개개인이 작은 움직임도 매우 중요한 때이다. 지금부터 작은 움직임이라도 함께 실천한다면, 지구를 되돌리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우리도 육류 등의 섭취를 줄이고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지구를 위한 채식주의자가 돼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밖에도 쓰레기 배출 줄이기, 정량의 음식물 섭취, 적절한 냉난방 온도 유지, 전력 소모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이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후 위기 극복 방법이다. 늘 언급되는 방안이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매번 언급되는 방안일 것이다. 앞으로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더욱더 친환경적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이다. 더 늦기 전에.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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