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 동국대 대학원신문사 편집장

대학원신문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


이지현 / 동국대 대학원신문사 편집장


  기획 회의를 하고, 필진을 선정해 청탁 메일을 보낼 때마다 대학원신문의 존재 여부에 놀라는 반응이 허다했다. 20년 전에는 사정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어떠냐며 넌지시 사정을 묻는 분도 계셨다. 그만큼 남은 대학원신문이 이제 몇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러 이유로 사라져 가는 대학원신문을 함께 유지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주관적 평가보다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마음으로 지면을 채워보고자 한다.
  대학원신문이 왜 필요할까,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편집장으로서 가장 많이 고민해야 했고 끊임없이 떠올리던 질문이다. 답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중앙대 대학원신문을 가이드 삼았다. 이들 역시 여러 혼란과 어려움을 거쳤겠지만, 적어도 지면을 통해서는 시행착오의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았다. 편집진의 능숙한 실력과 유연한 운영 덕분이 아닐까 감히 예측해 본다. 그만큼 중앙대 대학원신문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신문평가 원고를 청탁받고 나서, 중앙대 대학원신문 홈페이지에 들어가 2005년 9월 기사부터 차근차근 읽었다. ▲연구실 개선 문제 ▲조교 장학 제도 ▲교원 임용 과정 ▲학내 연구자 지원 제도 ▲등록금 협상안 등 동국대 대학원신문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학내 사안으로 공유하고 있었다. 이 원고가 실리게 될 신문평가 역시 2005년 하반기부터 쭉 연재해 오고 있었다. 자체적인 평가에서 그치지 않고 그 시선을 외부 편집진까지 넓힘과 동시에,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원활하게 유지돼왔다는 점에서 좋은 귀감이 됐다.
  중앙대 대학원신문이 타 대학원신문과 가장 큰 차별성을 두고 있는 지점으로는 ‘중앙아카데미아’를 꼽을 수 있겠다. 동국대 대학원신문의 경우, 논문에 대한 리뷰가 전부인 데 반해 중앙대는 박사학위 논문을 중심으로 인터뷰, 토론문과 같은 코너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있었다. 지난 제379호에 실린 안현민의 박사학위 논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내 연구자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논문 저자와의 인터뷰, 관련 연구자의 토론문을 통해 학술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원활한 인터뷰가 가능한 만큼, 편집진의 노력도 엿보였다. 교내 구성원의 학문적 역량이 적극적으로 개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원신문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주고 있었다.
  제379호 ‘심층취재’도 인상적이었다.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실태 조사」라는, 단순히 공개된 통계 자료를 제시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심층취재’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우들을 중심으로 한 실태 조사와 인터뷰까지, 각고의 노력이 돋보였다. 이 밖에도 정치,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분야의 원고들이 모두 적절한 균형으로 배치돼 있었다. 지면을 다채롭게 꾸려보고자 하는 애정이 느껴졌다.
  원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편집진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중앙대 원우들 역시 대학원신문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주기를 바란다. 대학원신문은 대학원과 원우들을 매개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론장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학업과 신문 작업까지 병행하고 있는 지면 너머의 편집진의 노고에 멀리서나마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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