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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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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학술
[토론문] 우리 사회에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최유진 / 강남대 정경학부 부교수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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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호]
승인 2022.12.06  21: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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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

 

최유진 / 강남대 정경학부 부교수

  올해 가을,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한 로봇과 인공지능 정도가 글로벌 수준에서 언급되는 키워드일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혹은 로컬 수준에서는 어떤 키워드가 있을까. 저출산 고령화와 지방소멸, 불평등과 혐오라는 키워드가 먼저 떠오르나, 최근 발생한 참사로 인해 사회적 혼란역시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한 것 같다. 국제적·지역적 모두 긍정적인 키워드가 없다. 이런 시대를 물려주게 돼 기성세대로서 학문 후속 세대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과연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까.
  하지만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생성되는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이치이다. 위기의 시대에 단 하나의 희망적인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연대’가 아닐까. 최근 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대전환’은 행정 관료가 입만 열면 지겹도록 읊는 ‘디지털 대전환’이나 ‘그린 대전환’이 아니라, ‘인간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대전환’이라고 역설하는 책이 적지 않게 보인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러시코프의 『대전환이 온다』와 헤어와 우주가 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고, 클레이넨버그의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의 『선망국의 시간』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연대의 정신’을 강조한다.
  사회적 신뢰에 기초한 연대의 정신이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희미한 희망의 빛줄기를 선물하는 것은 분명 맞다. 그렇다면 이 연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문학적 혹은 비유적으로 이야기하면 ‘연결망의 구축’, 학술적으로 표현하면 ‘사회자본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역 공동체와 지역경제 그리고 사회적경제 등을 연구하는 필자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과연 MZ세대를 포함하는 다음 세대가 연결망 혹은 사회자본의 형성을 선호할까?” 대면보다 비대면의 ‘반익명성’이 훨씬 더 익숙한 세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고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세대, 골목길에서 처음 만난 친구와 딱지치기하며 성장하기보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온라인에서 일회성 게임을 하며 커온 이런 세대가 과연 대면을 통해 형성하고 축적하는 사회자본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퍼트남과 플로리다의 화해를 모색한 연구

 

  천지은의 『창조자본이 지역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사회자본의 조절효과』는 놀랍게도 위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경제 성장의 영향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전형적인 지역경제 분석 논문이나, 필자가 아는 한 전 세계의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퍼트남(Putnam)과 플로리다(Florida) 간의 화해를 모색한 기념비적인 연구일 것이다.
  천지은이 지적한 것처럼, 플로리다보다 약 20년 앞서 사회자본의 형성과 지역경제를 연구한 퍼트남은 동질성에 기반한 사회자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과 내가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라는 믿음에 기초해 사회자본이 형성된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투표 행위, 종교, 신문 구독 등과 같은 규범적 내용의 지표가 많다. 반면, 플로리다는 퍼트남의 사회자본을 창조계층(Creative Class)이 좋아할 리 만무하다고 봤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규범에 얽매이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기에 규범에 기초한 동질성이 축적된 도시에 창조계층이 이주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플로리다가 사회자본을 무조건 배척했다고 판단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이를 정확히 간파한 천지은은 이 지점에서 퍼트남과 플로리다의 화해를 모색한다. 최소한 필자의 기억에 플로리다가 사회자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플로리다도 퍼트남류와 유사한 사회자본을 강조한다. 다만, 형성의 원리가 ‘서로 사맛디 아니할’ 뿐이다. 퍼트남은 공동체의 동질성에 기초해 형성된 사회자본을 중요시하지만, 플로리다는 개방성에 기초해 형성된 사회자본을 강조한다. 플로리다는 창조계층이 선호하는 도시로 ‘관용’과 ‘다양성’이 보장되는 도시를 제안했다. 심지어 게이 인덱스(Gay Index)까지 언급했을 정도이다.
  천지은이 도출한 결론을 요약하자면, 퍼트남과 플로리다가 각각 제시한 사회자본이 우리나라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정부분 확인됐다. 특히 플로리다의 다양성 자본은 창조계층이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형성의 원리는 다르지만, 퍼트남의 동질성이나 플로리다의 다양성은 모두 사회적 신뢰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배타적이기보다 보완적이라 할 수 있다. 플로리다가 사회적 신뢰를 마치 필요없는 것처럼 인식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으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만한 사회적 신뢰가 어디 있을까. 이는 천지은의 지적처럼, 엄청난 사회자본이다.
  다양성을 기초해서도 연대의 정신은 충분히 발현될 수 있기에 방법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지언정 MZ세대와 후속 세대 역시 이 위기의 시대를 연대의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느 세대보다 창조적인 MZ세대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사회(도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혐오하지 않으며, 다양성이라는 정체성으로 하나되는 사회(도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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