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교육의 저울


  최근 초등학생이 담임교사의 뺨을 때리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춘기에 접어들기도 전인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세간의 이목은 더욱 집중됐다. 가해 학생은 “담임 선생님이 자기 편을 들어주지 않아” 항의를 하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는데, 해서는 안될 행동에 대한 절제보다 이기심이 앞서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 신경 쓰이는 것은 이러한 교권침해의 모습들이 비단 미성년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2년간의 비대면 학기가 종결되고 금번 학기부터 전면 대면 강의가 시작됐다. 젊은 에너지가 캠퍼스를 가득 메우는 것에 반해, 교수들의 걱정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본교에서 조교로 활동하고 있는 석사과정 A원우는 “개인적 이유로 수업을 빠진 학생이 교수님께 보충수업을 해달라고 메일이 왔다”라며 “학생들이 대학 교수님들을 학원 선생님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설명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도권 D 대학의 B교수는 날짜를 착각해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에게 졸업을 해야 하니 시험을 다시 치게 해달라는 메일을 받기도 했다며 “요즘 애들은 참 다르다”라고 말했다. 물론 강하게 질책하거나 잘못된 행위를 지적할 수 있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상 소위 ‘꼰대’로 전락할 수 있기에 그조차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한 것일까.
  작금의 형태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지난달 20일자 세계일보에 따르면 등록금 동결 및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작년 전국 4년제 사립대의 적자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이 ‘갑’이고 학교로부터 연봉을 받는 교수들이 ‘을’인 구조를 형성한다. 더불어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지방대학의 붕괴를 조명하고, 수도권 대학의 위기를 말하는 동안, 학생들은 점차 그들 스스로 대학을 유지시키는 고객이라는 인식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때마침 발생한 코로나 비대면 시대는 대학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작년 7월 15일 자 오마이뉴스에서 인용한 학생 인터뷰에서 “사이버 대학에 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물론 현재 전면 대면강의로 전환된 상태이기에 기존 학생들의 인식과 태도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 된다. 다만, 점차 개인주의 성향이 강조되고 자신들의 권리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세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서 말했던 일부 교권침해적인 사건이 또다시 발생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각종 법령과 교칙들은 학생을 약자로 규정하고 보호만을 추구할 뿐, 이들이 발생시키는 비합리적 행동들에 대해 교육자의 융통성을 강요하는 것 또한 문제를 심화시킨다. 한쪽은 시대의 흐름을 타고 본인의 권리를 좇아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고 있으나 반대편에서는 과거에 얽매여 책임만을 강요받고 있는 형국이다. 기울어진 평형은 결국 균열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부디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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