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원 / ㈜보령 FP팀 매니저

‘의약품’은 환자에게 직접 투약되기 때문에 어떤 생산품보다도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처럼 제약업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품질관리에 대한 의미와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더해 제약기업들이 점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최신 공정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면서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완전무결한 제약공정을 위한 노력


정용원 / ㈜보령 FP팀 매니저

 
 

■ 제약 산업에서 품질관리의 중요성은
  식품, 화장품 등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품군의 경우 생산과정에서부터 엄격한 규제를 통해 품질이 관리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약품은 이미 생체 내 문제가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므로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합한 처방과 오남용 등의 문제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며, 생산과정에 있어서도 당연히 타 업종에 비해 엄격하고 치밀한 품질관리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제약산업에서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라는 규정을 통해 의약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GMP란 제조공정에서부터 제품 출하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규정을 뜻한다. 이는 국가주도 하에 정립 및 발전되는데,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이를 담당한다. 식약처는 생산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과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의약품의 품질이 최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기업들 또한 마찬가지로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 예시 중 하나를 살펴보자면 기업은 작업자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데이터 완전성을 준수하고, 식약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작업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성 및 시험적 오류 등은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한층 더 완전한 관리가 가능한데, 이는 곧 의약품 품질 향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가 필요한 이유는
  ‘스마트 팩토리’란 제조공정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공장 가동상황을 가시화하고 기계설비의 고장예측·불량감소·지연상황 개선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공장을 뜻한다. 이러한 자동화 과정에 사용되는 시스템으로는 생산관리 프로그램인 MES(Me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창고관리 프로그램인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실험실 정보관리 프로그램인 LIMS(Labaratory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등이 있으며 이런 시스템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기록돼 관리된다.
  제약산업에서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는 경우 많은 이점이 있지만, 특히 ‘데이터 완전성(Data Integrity)’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완전성이란 데이터가 생성되고 폐기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데이터가 얼마나 완전하고 정확하며 일관되는지를 뜻하는데 보통 ▲추적성(Attributable) ▲가독성(Legible) ▲동시성(Contemoraneous) ▲원본성(Original) ▲정확성(Accurate)을 의미하는 ALCOA에 추가적으로 ▲완벽성(Complete) ▲일관성(Consistent) ▲내구성(Enduring)을 더한 ALCOA+로 알려져 있다.
  각 항목의 의미를 부연 설명하자면 ‘추적성’은 기록된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이는 작업에 대한 책임 소지를 명확하게 규정 및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를 특정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해석할 수 있는 ‘가독성’과, 모든 작업은 수행됨과 동시에 데이터가 기록되고 저장돼야 함을 뜻하는 ‘동시성’이 필요하며 이는 작업자가 임의로 데이터를 조작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데이터의 질적인 가치를 좌우하는 ‘원본성’은 모든 출력물이 사전에 정의된 양식으로 등록돼야 하고 그 양식에는 이에 대한 서식번호가 표기돼야 한다는 의미다. 즉 등록된 서류가 온전한 원본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성’은 모든 기록을 실제 관찰, 평가한 내용에 근거해 데이터를 편집 및 수정 시 누가, 언제, 왜 수정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문서화돼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품질실험 데이터의 정확성은 생산된 의약품의 안정성과 직결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항목들을 유의하면서 매우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처럼 품질관리에 필요한 요소들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다. 하지만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게 되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제조공정에서부터 제품 출하까지 모든 공정의 요소가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관리된다. 결과적으로 제조공정 중 발생한 이벤트의 추적에 용이하고, 인위적인 수정이 불가능하게끔 데이터가 기록되는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팩토리의 경우 ‘데이터 완전성’ 준수 측면에서 매우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


■ 현직자로서 예상하는 국내 제약업계 품질의 미래는
  국내 식약처에서 규정하고 있는 GMP인 KGMP를 비롯해 유럽의 EU-GMP, 미국의 cGMP(current Good Manufactoring Practice) 등 각 국가 또는 대륙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GMP가 있고 이들은 매우 철저하게 관리된다. 때문에 현재 KGMP를 통해 허가받은 국내 제품은 해외 시장으로 바로 진출하기가 어렵다. 여러 번의 개정 덕분에 KGMP의 수준이 많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에서는 아직까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큰 제약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선진화된 GMP에 맞춰 추가적인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 국내 제약기업들은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에 의존했던 시기와 달리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기술수출 및 위탁생산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려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당장은 최고수준의 GMP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FDA(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규정한 cGMP의 인증을 받기 위해 설비와 시스템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형태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해외진출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전반적인 GMP 수준 또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를 정부에서도 인지하고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KGMP를 확립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곧 국내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이 해외수출로 직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선진화된 GMP는 단순히 최신 설비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지고 규정을 준수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노력과 더불어 실무자들 또한 규정 준수에 대한 문화를 잘 정착해, 미래에는 KGMP가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는 GMP의 위상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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