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2.9.7 수 04:33
기획학술
[중앙아카데미아] BDA(Bio-Digital Art) 그리고 인류세손숙영 / 예술학과 박사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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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호]
승인 2022.09.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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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디지털아트의 개념적 특성화와 전시기획 사례 연구』 손숙영 著 (2022, 예술학과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호에서는 예술학과 손숙영의 박사 논문 『바이오디지털아트의 개념적 특성화와 전시기획 사례 연구』를 통해 우리들에게 아직 생소한 바이오디지털아트의 개념을 살펴보고, 전시기획 사례를 통해 예술의 영역이 어떻게 확장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BDA(Bio-Digital Art) 그리고 인류세

 

손숙영 / 예술학과 박사

 

  미술에서 새로운 매체와 형식의 출현은 동시대 사람들의 사회문화적·정치경제적·환경적 내용을 포함하고, 당시의 기술을 이용하며, 철학적 의미와 관념을 반영한다. 20세기 중반부터 디지털 기술의 대중화와 함께 뉴미디어아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첨단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삶에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부정적 영향도 함께 끼치게 되는데, 예술은 이런 양면성을 창작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 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제공하는 편리함, 그 이면에는 인간 삶의 터전인 환경을 파괴하는 면도 있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인류세(Anthropocene)의 시대적 맥락에서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바이오디지털아트(Bio-Digital Art, 이하 BDA)는 이러한 시대적 맥락 속에서 등장했으나 그 예술형식을 개념적·실천적으로 특성화하는 시도들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렇기에 본 논문에서는 낯설지만 새로운 그리고 점점 진화하는 BDA 양식을 특징짓고, 이를 예증함으로써 현대 시각예술의 위상과 전망을 조망했다. 또한 BDA라는 예술형식이 동시대의 문화적·철학적·미학적 관점에서 적절한 예술 코드인가에 대한 논의를 융합예술사적 관점에서 고찰해 봤다.

 

생명과 환경에 관한 창작적 영감의 예술적 해석

 

  다변화되는 시각예술의 형식과 의미 중에서도 BDA는 인류세의 환경위기,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대한 요구를 담고 있다. 그 표현 방식에서는 유기적으로 구현하는 표상인 바이오모픽(Biomorphic)과 디지털 기술로 대변되는 첨단기술을 활용했다. 정의해본다면 생명과 환경에 대한 예술적 해석과 특수성이 창작적 영감을 확장시키고, 인간의 지각을 자극하는 새로운 기술적 방법론으로 구현하는 현상에 주목하는 융합예술의 형태가 BDA이다.
  AI 기술 발달로 인해 기술과의 공존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생명성의 본질과 포스트휴먼 사회의 도래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을 능동적 행위자로 규정하지만, 자연을 인간이 발견해 이용하는 수동적이고 불확정적인 것으로 설정한다. 탈인간중심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는 ANT(Actor-Network-Theory)는 비인간 사물이나 자연을 모두 동등하게 능동적인 행위자로 설정하고,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를 대칭적으로 다룬다. 즉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동물과 사물 모두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책임지는 동등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환경위기로 인한 자연과 생명성에 대한 재고찰의 움직임은 BDA가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예술형식 중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게 한다. BDA 예술형식의 비교적 짧은 역사 때문에 아직은 그 개념적 측면이나 특성에 규정이 불분명하고, 이에 관한 연구도 미비했다. 본 논문에서는 BDA의 형식에 대한 명확한 개념적 특성화에 주력했고, 실제 전시사례를 통해 예증함으로써 21세기 시대사상과 같이 진화하는 융합예술의 다양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BDA의 개념적 특성화

 

   
 

 

 

  예술적 관점에서 고찰한 BDA의 형태적 특성은 기능·목적·양태에서 인류세와 탈인간중심주의적, 포스트휴먼적 시대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나아가 문화적 관점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보급이라는 문제가 예술의 표현 매체를 크게 확장할 수 있음에도 디지털 오염이라는 양면적인 특성까지 함께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철학적·미학적 의미에서 BDA는 환경미학과 생태철학 관점을 공유하고 있는데 아놀드 벌리언트(Arnold Berleant)의 ‘참여적 환경미학’과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의 ‘생태철학 및 세 가지 생태학’ 관점을 공유하는 것이다.
  내용적 관점에서는 인류세와 환경문제에 관한 생태의식을 기본적 배경으로 두고, 이를 유기적 형상으로 구체화해 일종의 BDA의 구체적 테마를 다양한 사례나 내용적 테마로 보완할 수 있다. 열린 개념으로서 제시하는 BDA는 내용적 구성을 위해 가시적인 플라스틱 오염의 문제, 과소비와 환경악화, 기후재앙의 위협 등을 다룬다. 이러한 문제들은 인류세와 환경 의식의 관점에서 말할 수 있다. 형식적 관점에서 BDA는 융합의 형식을 기본으로 하며, 사이버네틱스의 기본 구도를 따른다는 점에서 예술과 기술의 융합 형식을 취한다. 나아가 바이오와 디지털적인 것의 융합, 즉 바이오디지털리즘의 형식을 취하며 첨단기술의 가상과 실재의 융합형식으로 나타난다. BDA는 현대 시각예술의 새로운 형식이자 개념이기에 현존하는 많은 동시대적 상황과 문제의식은 이러한 바이오디지털리즘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자가 특성화하려는 BDA는 인류세와 그것이 요청하는 탈인간중심주의의 관점, 즉 인간과 비인간의 복잡한 공생의 생태학적 관계를 정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Bio-Digital Art 展〉의 공헌과 쟁점

 

  2014년 8월 서울시와 주한프랑스대사관이 공동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서울시민청·주한 프랑스문화원이 공동 주관한 〈The Bio-Digital City: 5 Artists + 5 Architecture〉 행사는 생명과 기술의 융합적 내용과 의미를 도출하고, 교류하는 내용을 실천하는 전시였다. 본 연구자는 시각예술 부문의 전시기획을 맡아 동시대성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바이오아트와 디지털아트의 개념적 특성화를 타진해보는 실험적인 개념과 원리를 적용하고자 했다. 전시에 참여한 작품들은 BDA라는 이름 아래 범주화될 수 있으며, 또 다른 형식의 가능성을 규정하려는 시도의 실제 사례이다. 전시내용은 ▲인류세와 환경위기에 대한 자각 ▲자연의 본질에 대한 탈인간중심주의적 시선 ▲자연과 인간 ▲기술과 자연 ▲기술과 인간의 지속 가능한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의 모색을 적극적으로 탐구했다.
  본 연구자가 기획한 전시에서 사용한 조어 BDA는 1960년대에 일시적으로 활발했던 융합예술로서 사이버네틱아트(Cybernetic Art)의 예술적 위상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고한 결과로 만들어졌다. ▲기술과 자연의 융합가능성 ▲포스트사이버네틱아트 ▲포스트생태미술 ▲파괴와 보호라는 양면성을 지닌 하이테크의 위상을 이어가는 전시구성이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은 이러한 주제에 대한 논의의 여지가 뚜렷하며, 공통분모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정했다.

 

BDA의 확장

 

  본 연구는 BDA를 동시대 시각예술의 새로운 유형 중 하나로 제시하고자 했다. BDA는 바이오아트와 디지털아트, 사이버네틱스의 융합 장르이면서 인류세를 예술의 출현과 응답해야 할 시대적 조건이자 배경으로 특징짓고, 문명이 낳은 이기로서 기술과 그 기술이 낳은 환경위기를 첨예한 문제로 성찰했다. 이런 점에서 BDA는 동시대의 물질적·문화적 조건이 만들어낸 예술형태인 것이다. 즉 동시대는 물론 미래를 예단하는 것으로 특징지어질 BDA는 이 시대의 융합예술의 새로운 형식이자 개념으로 동시대 시각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진화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예술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변화는 BDA가 참고하고 미래에 보조를 맞춰야 할 조건이기도 하다. 작품에 대한 새로운 제작방식과 감상방식, 새로운 해석방식과 이해방식, 새로운 전시공간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날의 감상자들은 의미와 내용보다 기호와 기술을 선호하고, 원본보다는 복제를, 현실보다는 공상을, 본질보다는 외적인 효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DA는 진화하는 기술과 인류세의 시대적 의미와 내용, 인간 기술로 인한 유익과 무익이 공존하는 현상을 다양한 예술작품들로 구현함으로써,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실천이다. 미래를 위한 진보적 예술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과 실천이며, 동시대의 문제와 미래에 대한 융합예술의 실험이다. 또한 인류가 직면한 환경위기 속에서 인간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BDA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는 예술형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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