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2.9.7 수 04:33
기획과학
[과학] 반도체란 무엇인가임재용 / 고려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부 외래교수
안혜진 편집위원  |  ahj3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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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호]
승인 2022.09.06  09: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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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 극복, 그 시작과 논의]

본 기획에서는 반도체가 무엇인지 그 개념과 정의를 명확하게 이해한 후, 반도체와 관련된 국내의 여러 논쟁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은 반도체 산업 및 우수 인재 육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초적인 자료로 사용될 것이며, 협력과 상생에 기반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첫 발자국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반도체의 개념과 중요성 ②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 ③ 기술경쟁과 특별연장근로제 ④ 과학기술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

 

   
 

 

반도체란 무엇인가

 

임재용 / 고려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부 외래교수

 

  반도체는 상온에서 전기를 잘 전하는 도체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부도체(절연체)의 중간 정도에 있는 물질을 말한다. 좀 더 전공에 가깝게 표현한다면 열 등의 에너지를 통해 전도성을 급격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고체 물질로, 일반적으로 규소(실리콘) 결정에 불순물을 넣어서 만든다. 고유의 용도는 증폭 장치, 계산 장치 등을 구성하는 집적회로를 만드는 것이다.

  모래와 같은 규소 산화물들을 고온에서 여러 차례 정제해 순수한 규소의 순도를 높이고, 제조 공장에서 용도에 맞게 불순물의 비율을 조절하는 정밀한 가공을 거친 후 만들어진 거대한 실리콘 주괴를 얇게 절단해 제작한 실리콘 웨이퍼가 바로 대표적인 반도체다. 응용 분야는 매우 다양한데, 컴퓨터 부품인 시스템 반도체나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LED, LCD, OLED 등 디스플레이 소자와 태양전지도 모두 반도체로 만들어진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필름 카메라 사진 현상과 유사한 제조 공정으로 복잡한 회로를 그려 넣어 제조한다.

  제품별로 나눠보면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전자는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용도로 활용되며,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이 이에 속한다. 후자는 메모리가 아닌 모든 제품을 말하며 이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가 가장 큰 시장을 차지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의 연산, 제어 등 정보처리 역할을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인간의 두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CPU와 AP(앱 프로세서), 자동차의 제어 장치에 활용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의 발달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시스템 반도체의 성능 향상이 빠르게 요구되고 있는 이때, 자율주행·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4차 산업 기술에서 시스템 반도체는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진공관으로부터 시작된 반도체

 

  1904년 영국의 과학자 플레밍(Fleming)이 발명한 2극관은 교류를 직류신호로 바꾸는 다이오드 작용을 하고, 1906년 미국의 리 드 포레스트(Lee de Forest)가 발명한 전극이 3개 부착된 3극관은 신호를 증폭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그러나 당시 진공관은 지금의 백열전구만큼 부피가 컸고, 전자빔 발생을 위해 사용하는 필라멘트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타서 끊어지곤 했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당시 소형 전자 장치를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진공관은 ENIAC(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과 같은 초창기 컴퓨터를 제작하는 용도였는데, 1만 9000개의 진공관이 필요해 50톤의 무게와 280평방미터의 면적을 차지했다. 이후 1947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게르마늄에 서류 정리용 클립을 조합해 최초의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제작했고, 증폭 작용 실험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반도체의 발전이 시작됐다. 트랜지스터는 전자 제품의 크기를 줄일 수 있었고, 전력 소모도 감소시켰다. 하지만 다양한 전자 제품들이 출현하며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납땜 등의 방법으로 연결하게 됐는데, 이로 인해 연결부가 고장의 원인이 되자 더 이상 크기를 줄일 수 없게 됐다.

  그러던 중 1958년 미국 텍사스 인스투르먼트사의 잭 킬비(Jack S. Kilby)가 여러 개의 반도체 소자를 하나의 작은 반도체 속에 집어넣는 방법을 발명하는데 이를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 IC)라고 부른다. 1970년 미국의 인텔에서 1K DRAM, 1974년 8비트 CPU를 출시하면서 집적회로 생산이 본격화됐고 애플과 IBM 또한 이 반도체를 적용해 컴퓨터를 생산했다. 국내에서는 1976년에 삼성이 최초로 트랜지스터 생산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했다. 이어 1983년 삼성전자가 64K DRAM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하고, 1992년 64M DRAM, 1994년 256M DRA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 잡는다.

 

무어의 법칙을 넘어

 

  1964년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Gordon Moore)는 반도체 칩에 집적되는 소자의 개수가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발표했다. 이는 한정된 반도체 칩의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전 세계의 반도체 업체들은 50여 년간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동일 구조를 가진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이기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실리콘이라는 물질의 특성상 소자의 크기를 줄여도 소비전력을 감소시킬 수 없게 돼 성능 향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술은 새로운 물질의 개발과 적용, 기존의 평면 구조를 3차원적 구조로 변경하는 획기적인 설계 변경 등으로 새롭게 발전해 가고 있다. 2010년대 들어 10nm 이하의 나노 선폭이 적용되는 고정밀 공정 기술을 필요로 하게 되며 소자의 설계와 재료뿐만 아니라 고정세 공정 기술이 반도체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2016년 이후 무어의 법칙은 공식적으로 종료됐는데, 이는 미세 공정의 한계로 인해 발전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앞으로는 단순한 축소화가 아닌 기존 소자를 대체할 새로운 소자들의 개발과 미세 공정의 발전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의 중요성과 필요성

 

  반도체의 기본적인 용도는 증폭과 정류이며,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전류 이상에서만 동작하는 전기적인 특성이 필요하다. 도체는 너무 쉽게 전류가 흐르고 부도체는 전류가 잘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조건을 조절하고 제어하기 어렵다. 반면 실리콘과 같은 반도체는 일정한 전압 이상에서 전류가 흘러 필요할 때만 전자 제품을 전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제품의 용도에 맞게 다양한 동작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20세기 이후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며 정해진 임계 조건에서 스위치가 꺼져 0을 표시하고, 임계 조건 이상이 되면 스위치가 켜져 1을 표시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 소자가 필요하게 됐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물질이 반도체였다. 일례로 갈륨비소(GaAs) 반도체는 빛에너지의 크기에 따라 전류를 통하는 특성을 이용해 태양전지나 LED와 같은 광소자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시대에 맞춰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는 우리 사회의 필수 요소가 됐다.

  반도체는 흔히 산업의 쌀로 비유된다.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쌀만큼, 산업에서도 반도체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컴퓨터, TV, 냉장고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포함돼 있다. 또한 자동차, 항공기, 드론과 같은 운송 수단과 CCTV, 신호등, 교통 안내 시스템 등 전기·전자 제품에도 사용된다. 그중 자동차의 경우 보통 엔진이 주축이 되는 기계이기에 반도체가 일부 부품에만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전자기기’라 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 장치인 엔진 변속기 등 파워 트레인을 비롯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시스템 등이 탑재되며 반도체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ADAS)과 같은 장치들까지 장착되며 필요성이 더더욱 급증하고 있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평균 2~300개,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2,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차량용 반도체의 수익성이 낮아 국내 제조사들이나 대형 글로벌 제조 업체들에서 필요한 공급량만큼 생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자동차 생산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국내 제조사들도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진입하는 등 다방면의 대책을 수립 중이다. 반도체는 이미 우리 생활 전반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소자와 소재, 공정 장비 등 관련 산업의 비중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은 자명하기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독려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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