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2.9.7 수 04:33
학내
[심층취재] 법전원 출범 14년 차, 현주소를 진단하며
안혜진 편집위원  |  ahj3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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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호]
승인 2022.09.06  09: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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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원 출범 14년 차, 현주소를 진단하며

 

  주로 ‘로스쿨(Law School)’로 약칭하는 국내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은 2009년에 본격적으로 도입돼 올해 14년 차를 맞이했다. 설립 당시 법무부는 “로스쿨에서 충실히 교육을 받았다면 누구나 변호사가 될 수 있는 나라, ‘고시 낭인’이라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라며, ▲사법시험 인원의 과소 선발 ▲사법시험에 투자되는 인재·학습 비용 등 사회적 비용 낭비 ▲변호사 수임료 부담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제도의 취지를 고시했다.

  그렇다면 제도 도입이 이뤄진 지금, 본래의 목표는 달성됐을까. 이에 관한 논의는 뜨거우나 아직 한계가 있음에 다들 공감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화두는 ‘빈부격차’ 문제다. 교육부에 의하면 올해 법전원 학생 중 소득 3분위 이하의 저소득층은 905명으로 2016년 1,276명에 비해 29.1% 감소했다. 법전원 입학과 변호사 시험(이하 변시)에 대한 시간적·금전적 부담이 커지자 저소득층이 애초부터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8월 2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국 25개 법전원 평균 연간 등록금은 1425만 원에 육박한다. 그중 본교 법전원의 등록금은 1645만 원으로 평균을 상회한다. 입학금, 교재비, 변시 대비를 위한 사교육비 등을 포함한다면 한 학기에 천만 원 가까이 지출된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이에 ‘현대판 음서제’, ‘부의 대물림’이라는 비판까지 생겨나고 있다.

  교육부과 법전원은 등록금 수입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편성했다고 반박하지만, 실제 법전원 재학생들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자조한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타 대학 법전원 재학생 A씨는 “학교보다는 학원 강의가 변시를 대비하는 데 훨씬 효율적”이라며, “교수님들의 강의로만 변시를 준비하는 건 ‘용감’하거나 ‘무식’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전했다. 한 학기에 인터넷 강의 두세 개만 들어도 백만 원이 넘어간다는 그의 말을 참고해 본다면, 취약계층이 법조인을 꿈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2007년 통과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에는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을 하기 위한 교육이념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법학적성시험은 법전원에 입학하기 위한 필수 요건인데, 법전원 협의회에서 ‘2023년도 법학적성시험 원서접수 현황’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원서접수 인원 총 1만 4620명 중 88.7%인 1만 2968명이 상경·사회·인문 등 문과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여러 전공의 법조인이 양성될 것이라 기대한 초기의 취지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공부 좀 잘하는’ 문과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로스쿨 낭인’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발생할 정도로, 중상위권 대학 이상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접수 인원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야간 로스쿨’, ‘온라인 로스쿨’의 도입을 공약했다. 한마디로 직장생활 등 생업을 병행하면서도 법조인이 될 기회를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법전원의 경제적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사회 경험을 지닌 이들을 선발해 본래의 취지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목적에 의거한다. 그러나 공약의 뚜렷한 장점만큼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변호사 배출 정원 문제 ▲수도권과 비수도권 법전원의 격차 심화 ▲일부 고소득자에게 집중된 혜택 등이 대표적이다.

  법전원을 둘러싸고 도입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논쟁이 오가고 있다. 이는 훌륭한 인재들이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발굴·육성되기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선거철마다 무분별하게 나오는 ‘법전원 논쟁’이 법전원의 재학생들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제도의 올바른 개선과 보완을 위해선 구성원과의 긴밀한 대화와 이에 따른 협의가 필수적이지만, 정치인들은 대중의 호의를 사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국민적 관심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내부 의견 수렴이 충분히 되지 않은 채 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법조인의 꿈을 향해 밤낮으로 노력했던 법전원생들에 대한 기만에 가깝다. 그렇기에 부디, 정부가 이 순간에도 법조문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예비 법조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안혜진 편집위원 | ahj3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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