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 경제학부 교수

[MZ세대 이해하기]
기성세대는 집단주의와 소속감 등을 중시한다. 하지만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세대는 회식보다 혼밥과 혼술 등의 라이프스타일이 익숙하며, SNS로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표출하기도 한다. 기성세대와의 이해 간극이 커져 가는 현실 속, MZ세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개인주의가 등장하게 된 시대적 흐름과 이들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②기기와 친숙한 MZ세대 ③MZ세대의 재테크 방식 ④리셀과 명품

 

MZ세대의 소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정희 / 경제학부 교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경제 전반이 침체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동안 억제됐던 소비가 분출했고 통계청이 제공한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에 따르면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보복소비 등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KB국민카드의 ‘서울시 주요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 분석’ 발표에 따르면, 해제 이후 3주간의 저녁시간 매출이 거리두기 해제 이전과 비교해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상권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대됐다. 그 중 이태원은 18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안암동(고려대) ▲필동(동국대) ▲사근동(한양대) 등 대학 상권의 소비 회복도 눈에 띈다.

 

 
 

 

희소가치 증대 전략

 

  한편 코로나19 사태 중에도 소비의 양극화가 발생했다. 전반적인 소비는 침체 상황이었으나 명품소비는 오히려 호황을 누린 것이다. 팬데믹 첫해인 재작년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백화점은 작년에 명품소비를 기반으로 매출 증가의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24.1% 증가했다. 일례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발표한 ‘2022년 선정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작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5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백화점 매출 증대의 주요 요인이 명품소비인 것으로 알려지자 주요 백화점의 1층에는 명품 공간이 확대되는 등 소비를 유도하는 양상이 그려지고 있다. 이렇듯 명품소비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 나가면서 대체 방안으로 국내 명품소비가 주목받았다. 둘째, MZ세대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명품 리셀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니즈도 증가했다.
  명품 브랜드는 자사 상품들에 대한 희소가치 증대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판을 쌓으며 고가의 명품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대량생산을 하지 않고 수량이 한정된 생산을 하며, 백화점 등 특정 고급 판로를 통해서만 유통시키는 전략이다. 특히 신제품 출시 때에 한정판매를 내세워 소비자의 욕구를 더욱 부추기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이에 고객들은 백화점 앞에서 명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곤 한다. 한정판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수록 리셀시장도 자연스레 확장된다. 오랜 대기시간과 육체적 고생을 통해 겨우 얻은 신제품은 리셀에 대한 니즈가 있는 이들에게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리셀시장에는 청년층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거래 차익에 따른 수익과 명품 구매 효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수요 증가


  이런 명품에 대한 수요증대와 함께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면서 햄버거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심지어는 대우산업개발의 외식자회사 이안GT는 이달부터 서울 신논현역 근처에 수제 햄버거 전문 ‘굿 스터프 이터리(GSE)’ 매장을 오픈했다. GSE는 미국 써니사이드 레스토랑 그룹의 고급 수제버거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단골로 찾던 곳으로 유명세를 탔었다. 그리고 침대 전문기업인 시몬스도 부산의 대표 수제버거 브랜드인 버거샵과 협업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을 오픈했다. 이는 MZ세대의 개성과 프리미엄 추구 수요에 부응하며 침대라는 상품에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접목함으로써, MZ세대와의 거리를 좁혀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처럼 식품과 무관한 기업들도 최근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식품기업에서도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시장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SPC그룹은 이미 지난 2016년 미국 3대 프리미엄 버거인 ‘쉐이크앤쉑’을 강남에 1호점으로 오픈한 이후 매장을 확장 중이다.
  작년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 원 가까운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리미엄 햄버거 등장 등 그동안 패스트푸드라는 햄버거 이미지를 바꾸려는 업계의 노력 또한, 햄버거시장 성장이라는 성과를 얻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패스트푸드로서 햄버거는 건강에 좋지 않고 저렴한 음식이라는 기존 이미지로 인해 성장에 한계를 보였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한 이미지를 함께 가져가고, 주 고객인 MZ세대의 개성과 차별화, 스몰 럭셔리 추구,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프리미엄에 대한 사업관심이 커져 왔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로 무장한 MZ세대의 소비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디지털혁명과 온라인소비가 생활을 지배하게 됐다. 특히 디지털로 무장한 MZ세대의 소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MZ세대의 SNS 전파력과 구매력이 커지고,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MZ세대의 영향력은 이미 부동산 및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중에도 경기와 부동산 및 주식시장은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현상을 보여 왔다. 이때 주목받은 소비층이 바로 MZ세대다. 이들은 예전 세대들과 다르게 투자에 대해 일찍 눈을 뜨고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관심을 가진다. 이는 새로운 구매력을 지닌 투자자·소비자의 등장이다.
  이에 기업에서도 MZ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이들을 자사 고객화하려는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무엇보다 직장의 ‘정시퇴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그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지면서 엔데믹에서도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다가오는 7월부터 직원이 원하면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재택근무의 바람은 IT업계로 퍼지고 있고, 비IT 분야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나 정시퇴근 등이 늘어날수록 MZ세대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투자와 소비에서 MZ세대의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게 한다. 한마디로 그들의 움직임은 시장에서 더욱 주도적인 소비 영향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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