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책이 없을 때

 

  도서관은 ▲책 ▲논문 ▲잡지 ▲영상물 ▲필름 ▲e-Book 등 다양한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지성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매일 새로운 교양도서와 전공도서들이 입고되면서 도서관은 날로 증식해 가는 장소이다. 본교 도서관은 1949년 중앙보육학교 인수와 함께 ‘중앙도서관’으로 시작해 1956년 희락관 이전을 거쳐, 1960년 2월에 현재의 건물에 자리를 잡았고 2009년에는 건물 증축을 통해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우들이 찾는 책이 도서관에 없어 타 대학이나 지역 도서관으로 대출하러 가야 한다는 사실은 아쉽기 그지없다.

 

희망자료신청 서비스란

 

  본교 도서관의 도서 보유 현황은 어떨까. 서울캠퍼스 기준으로 올해 3월 장서현황은 단행본, 학위논문, e-Book 등을 포함해 총 173만 4,116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한 서울대는 올해 3월 기준 516만 7,016권으로 본교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이어서 고려대 서울캠퍼스가 작년 3월 기준 333만 7,214권, 연세대 서울캠퍼스가 올해 3월 기준 244만 1,638권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희귀본 보유나 보유 도서의 질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본교 도서의 수가 타 대학 대비 현저히 적다는 것은 분명하다.
  본교에서는 연구하는 데 필요한 도서 또는 논문 등의 자료가 없을 경우 언제든 구입 요청을 할 수 있는 ‘희망자료신청’ 제도가 설비돼 있다. 실제로 본교 학술정보원 규정 제12조(선정·구입)에 따르면 “학술정보원은 전문 학술자료의 효율적인 구입을 위하여 매 학년도 초에 각 학문단위 또는 교수에게 의뢰하여 선정된 자료와 이용자 희망에 의해 선정된 자료에 한하여 우선 구입 요청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희망자료신청은 학술정보원 홈페이지에서 로그인-도서관서비스-희망도서신청-도서검색 및 신청 프로세스로 구매 및 이용이 가능하며, 연간 8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재학생이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해당 제도에 관해 모르고 있었던 원우들이 굉장히 많다. 이에 관해 원우들의 의견을 듣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예술계열 A원우는 “희망자료신청 서비스에 관해 처음 들었다. 예술서적의 경우 본교가 소장하고 있는 도서가 많지 않아 예술 전공이 특화된 대학에서 그동안 책을 대출해 왔다”라고 말했다. 인문계열 B원우 역시 “희망자료신청 서비스를 알지 못했고, 연구에 필요한 도서가 없는 경우에는 국회도서관을 이용한다”라고 답했다. 같은 인문계열 C원우는 “희망자료신청 서비스 제도에 관해 전혀 몰랐다”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터뷰를 볼 때, 과연 희망자료신청 서비스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 볼 수밖에 없다.

 

80만원이 사라진다

 

  학술정보원 임현 차장 역시 “작년 4월 기준 대학원생 재정정원 5,794명 중 398명이 신청해서 신청률은 6.9%다. 398명이 구입한 신청 권수는 2,272권이고, 구입금액은 8063만3325원이다”라고 말해 신청률이 낮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그러나 “본 통계는 작년 기준이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 전환에 따라 학교 방문 학생이 적어 수치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학술정보원 홈페이지에서 희망도서 신청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현저히 낮게 나타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대학원생의 본분은 ‘연구자’다.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선 기존 연구 동향 등 관련 자료를 상세히 탐색하는 것이 기본적인 자세다. 즉 선행연구 등 기존 논의와 지식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자료를 찾는 일이 어렵다면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도서관 측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홍보를, 원우들은 능동적인 참여를 독려해 본다.
  재학 중인 원우들에게는 연간 80만 원의 금액이 지원된다. 이 금액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멸되는데, 이처럼 필요한 도서가 있음에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잔여예산의 경우 학문 분야별 전공도서나 최신 주제 분야의 인쇄본, 전자도서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되지만 실제 이용자가 사고 싶은 책을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다음 학기, 도서관이 더욱 활발한 지식의 보고가 되길 바란다.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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