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 갈 방향은 어디

 

  ‘이정표’는 “어떤 일이나 목적의 기준”의 뜻을 가진다. 도로 위에서는 보행자들이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주는 표지라고 쓰이기도 한다. 어느 목표를 향해 감에 있어서 그 과정보다도 중요한 요소는 방향 설정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도로 위에서 본교를 가리키는 이정표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정반대를 향하는

  본지는 지난달 익명제보를 통해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캠퍼스 정문에 위치한 이정표가 반대로 돼 있다는 것이다. 정문 앞에는 중앙대 병원, 동양중학교, 상도역 방향으로 나뉘는 사거리가 조성돼 있는데, 이 중 중앙대 병원에서 본교를 지나쳐 상도역 방향으로 진행하는 차량들에게 필요한 ‘중앙대학교’ 이정표가 반대로 돌아가 있음을 확인했다. 때문에 상도역에서 병원 쪽으로 향하는 차량들 입장에서 볼 때, 이정표는 오히려 동양중학교 방향을 본교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사거리 인근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교 석사과정 재학 중이라고 밝힌 A원우는 “담당하는 부처에서 바로 조치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옆에 함께 있던 박사과정 B원우 또한 “그래도 학교를 마주하는 첫인상과 같은 부분인데 빨리 고쳐졌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대면학기가 시작되면서 입학 후 거의 처음으로 캠퍼스로 통학하고 있다고 밝힌 학부생 C씨 역시, 3월에도 반대로 돼 있는 것을 목격했었다며 “사소한 부분이 결국 학교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고쳐줬으면 좋겠다”라고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조속한 행정을 희망하며

  이에 본지는 지난달 22일에 관련 사항을 본교 관련 부서에 문의했다. 시설관리 총괄부서인 시설안전처 시설팀에게 정문 이정표가 반대로 돼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지 물었고 이들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원래 제대로 돼 있던 것이 갑자기 바뀐 상황이라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며 “정문 보도환경 개선 공사 중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싶어 총무팀에 문의를 한 상태”라고 답했다. 관련 사항을 총무팀에서 확인 중이며, 이정표를 아예 철거할 것인지 아니면 재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한 뒤 담당부서인 시설팀에게 업무를 재요청할 것으로 확인됐다.
  혹자는 ‘이정표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 두 달 가까이 잘못 배치돼 있음에도 조치가 없었던 것은,학교의 안일한 태도라고 볼 수 있다. 독일의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신은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이런 사소한 얼룩 하나가 본교의 모든 구성원이 힘들게 쌓아 올린 학교의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이정표는 ‘옥에 티’와 같이 단순히 미적 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 목적을 가진 물건이다. 빠른 시일 내에 원인을 파악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학교 행정의 촉구를 희망한다.

윤홍률 편집위원 | ryul08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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