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가 불러온 사회의 단절

 

  지난달 5일, 신한은행은 전국 만 20세부터 64세까지 경제활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간했다. 1~5분위 소득 구간별 2,000명씩을 대상으로 한 이 보고서는 매년 발간 때마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온다는 말과 함께 소득 양극화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1분위 181만 ▲2분위 305만 ▲3분위 447만 ▲4분위 583만 ▲5분위 948만 원으로, 가구 소득 상위 20%인 5구간과 소득 하위 20%인 1구간의 소득 격차가 5.23배까지 벌어졌다. 이는 2016년 이후 최대치다. 평균 보유 자산에서도 1구간이 1억 2254만 원인데 비해 5구간은 10억 3510만 원으로 자산 격차의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각해진다. 이러한 양상은 근로소득으로는 ‘보통 사람’으로 살 수 없다는 불안을 키우고 사회 환멸과 일확천금에 대한 욕망을 심화한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영끌투자’나 ‘암호화폐 열풍’이 대표적 사례다. 더욱이 문제인 것은 소득계층 간 서로에 대한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대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불평만 한다”라고 말하거나 반대의 상황에서 “부정부패했거나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부정적 인식은 계층 간 ‘거리두기’를 만들고, 심지어는 경제적 동일 계층이 아니라면 단절하려는 태도를 유발하기에 이른다. 본지에서 인터뷰한 30대 A씨는 “대화 주제도 안 통하고, 라이프 스타일도 안 맞는데 (다른 계층과는) 굳이 만나고 싶지 않다”라면서 “돈이 많다는 이유로, 돈을 쓰는 이유로 왜 눈치를 봐야 하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20대 B씨의 경우 “아르바이트비가 1주일만 늦게 들어와도 조마조마한데, 유튜브 속 또래 ‘금수저’들이 한 달에 몇천만 원씩 쓰는 걸 보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라며 “그들이 정상적 방법으로 벌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억울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계층 간의 심리적·사회적 거리감을 더욱 커지게 하고, 교류의 감소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어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사회를 만드는 문제까지 이어진다.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필수적임에도, 앞장서 이끌어야 할 정치권과 언론사들은 오히려 ‘갈라치기’를 조장하고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중단하고 언론은 중립을 지켜 객관적 진실을 알려야 하며, 정부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해 소득 격차 감소와 저소득층의 자립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틀린’ 것과 ‘다른’ 것을 구분해 화합을 이룰 수 있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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