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진 /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예술_예술계의 일자리]
이번 기획에서는 예술계의 고질적인 노동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 이전부터 현재까지, 예술계는 일자리 수급 불균형과 노동 대비 열악한 저임금 등의 각종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해당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피해 현황을 파악해 그 실태를 살펴보겠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예술계의 일자리 ②정부의 예술관련 고용정책 존재하는가 ③우리가 미처 몰랐던 예술계 직업군 ④예술가들의 속사정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흐름 및 직업세계 변화

 

김중진 /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본고에서는 문화예술 분야를 콘텐츠산업을 중심으로 논하고자 한다. 콘텐츠산업은 ▲출판 ▲만화 ▲음악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문화예술 분야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상 및 증강현실(XR), 지적재산권(IP), 플랫폼 등이다. 기업은 물리적 세상이 가상의 세상과 결합해 만들어진 공유된 가상공간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AI, 블록체인, 데이터 등 지능정보 기술을 활용한 각종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가 강화되고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혁신사업이 전개되면서 사업기획자의 역할이 확대되고 캐릭터, 음악, 웹소설 등 콘텐츠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직업으로 보면 전통적인 제작, 실연 등을 넘어 기획·마케팅·운영·관리 등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어 ▲커머스크리에이터 ▲메타버스크리에이터 ▲웹소설기획자 ▲데이터시각화디자이너 ▲데이터마케팅전문가 ▲콘텐츠가치평가사 등의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 있다. 진로선택의 핵심은 직업에 대한 이해다. 알지 못하는 직업은 선택할 수 없으며 준비할 수 없다. 따라서 일자리 증가직업과 새롭게 부각되는 직업, 그리고 미래가 요구하는 역량 등 변화하는 직업세계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사회적 흐름에 따른 일자리 변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8~2028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2019)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취업률은 0.5%p 상승해 전체 취업자 수는 2018년 2682만 2,000명에서 2028년에는 2810만 4,000명으로 128만 2,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고령화 등 사회경제적 변화와 기술진보로 인해 사회복지 서비스업 3.0%, 연구개발업 2.8%, 보건업 2.4%로 일자리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인 ‘창작, 예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은 연평균 1.5%의 성장률에 취업자는 2028년까지 2만 3,000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출판업은 2.0%, 영상·오디오·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은 0.8%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송업은 취업자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콘텐츠 개발자들을 위한 취업시장의 확대

 

  직업으로 보면, 만화스토리작가 등 콘텐츠 개발 인력이 포함된 ‘작가’가 2028년까지 연평균 취업률이 2.6% 상승해 7,000명의 취업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웹툰아티스트가 포함된 ‘만화가 및 만화영화작가’는 2.5%로 1,000 명, 게임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UI/UX디자이너 등이 포함된 ‘미디어콘텐츠디자이너’가 2.3%로 1만 5,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영상·녹화 및 편집기사, 감독 및 기술감독, 제품디자이너 등도 일자리가 증가하며 음악, 셀러브리티, 캐릭터 등을 상품화하는 음악MD, 캐릭터MD 등이 포함된 상품기획전문가도 향후 10년간 취업자 수가 천여 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각종 문화기술과 지능정보기술이 문화콘텐츠 개발에 활용되고 서비스 운영기반이 앱과 플랫폼 등으로 바뀌면서 이를 설계·구축하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성장해 취업자가 3만 6,000명 증가할 것이다. 데이터 활용이 많아지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이 포함된 데이터전문가는 3,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지능정보기술이 문화콘텐츠에 접목되면서 연구․개발․기술직 등 전문인력의 일자리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데이터마케팅전문가를 비롯해 기술이해 및 통계적 지식을 활용한빅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해 디자인하는 데이터시각화전문가 등도 성장할 것이다.

 

문화예술 분야 신직업 및 신일자리

 

  향후 이러한 일자리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직업도 등장할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국내외 직업 비교 분석을 통한 신직업 연구-문화예술 분야」(2020)에 따르면 향후 직업과 일자리는 다음과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째, 문화콘텐츠에 AI, 홀로그램, 블록체인 등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융복합 직업과 관련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현재는 콘텐츠와 기술의 융합이 점차 고도화되는 추세로 융복합콘텐츠 기획자 및 창작자, 공연미디어전문가, NFT아트에이전트, 디지털헤리티지전문가 등이 대표적 직업이다. NFT아트에이전트는 NFT아트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재능있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NFT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작가와 작품의 큐레이팅 및 구매 작품 판매와 전시를 한다. 디지털헤리티지전문가는 3D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문화재 또는 소실된 문화재의 디지털 정보를 복원, 구축하며 디지털 기반 전시를 기획·제작한다.
  둘째로 온라인 교육 및 공연 등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관련 직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온라인튜터, 이러닝테크니션(학교)를 비롯해 메타버스크리에이터, 콘서트, 무용, 연극 등의 공연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기 위한 기획, 제작, 송출 등을 담당할 온라인영상콘텐츠제작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웹, 영상, 모바일 활용 기획, 개발 및 운영과 관련된 직업이 나타나고 확산한다. ▲오디오북내레이터 ▲웹소설기획자(PD) ▲각색작가(콘티작가) ▲방송포맷크리에이터 ▲라이브커머스크리에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오디오북내레이터는 소설원고를 콘텐츠 내용에 맞춰 낭독해 오디오북을 제작한다. 방송포맷크리에이터는 해외시장에 맞춰 방송 프로그램의 포맷을 기획하고 구성한다. 또한 포맷의 유통 등 국내외 마케팅 업무를 한다. 그리고 웹소설기획자는 웹소설 콘텐츠를 기획하고 IP를 관리하며, 각색작가는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등 각종 원천 콘텐츠를 2차 저작물 형태로 가공한다.
  넷째,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콘텐츠 개발뿐만 아니라 운영·유통·지원 등의 관련 직업의 수요와 역할이 커질 것이다. 콘텐츠IP운영관리자, 콘텐츠가치평가사, 음반저작권매니저, 음악비즈니스전문가 등이 대표적인 직업이다. 또한 영화, 영상, 음원, 웹툰, 공연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해, 개발된 콘텐츠를 관리·유통·평가·수출하는 데 관련된 직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다. 아직은 일자리 규모가 크지 않으나 영상,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인력의 필요성은 문화예술 시장활성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기반 서비스와 관련된 직업도 나타나고 있다. 빅데이터를 분석 및 시각화해 광고, 홍보, 영업 등에 활용하는 데이터마케팅전문가, 데이터시각화디자이너, 개인 간의 데이터 거래를 중개하는 데이터거래중개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중 데이터마케팅전문가는 5G, AI기술 발전과 함께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광고 등 각종 사업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확산시킬 것이다.

 

융복합 역량의 필요성

 

  이러한 변화 흐름 속 미래에는 디지털 기술을 반영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타 산업과 융합하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 크게 요구될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 분야 관련 기획자를 비롯해 관련 실무인력은 해당 분야의 디지털 기술과 융복합 관련 영역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적용 및 활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본인이 종사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된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거나 본인의 업무 영역을 넓혀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융복합 두 분야의 전문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여 이를 위한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음악, 무용, 미술 분야의 경우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IP, 기술 등을 기반으로 기술융합 또는 타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한 시장확대가 필요하다. 해당 분야 종사자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며 변화하는 직업세계의 이해 등 인식개선 및 교육 등을 위한 노력이 정부, 학계 및 현장에서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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