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속 상상이 현실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가지고 희대의 사기극을 벌였다. ‘물’을 돈 받고 판다는 것 자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을 만큼 물은 흔했고, 값을 치루지 않아도 되는 자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아리수’를 담당하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먹어도 되는 수돗물’이라며 홍보한다. 그만큼 수원(水源)인 한강 지표수에서부터 시민들에게 공급되기까지 충분한 정수 과정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돗물을 바로 식수로 이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정수기를 설치해 다시금 정화 후 섭취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마저도 번거로운 개개인의 경우 통상적으로 ‘생수’라고 일컬어지는 먹는샘물을 구매한다. 방법이야 어찌 됐든 물을 먹기 위한 ‘과정’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영화 〈다크 워터스〉(2019)에서는 화학기업의 독성폐기물이 유출돼 주변 식수원을 오염시킴으로써 벌어진 각종 문제,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기업과 피해자 간의 갈등을 보여 준다.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이야기에서처럼 우리 주변 식수원은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오염돼 가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쉽게 누려 왔던 문명의 이기가 어느새 우리 목을 조여오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영화 〈고요의 바다〉(2021)에서는 물이 고갈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이지만 더 이상 공상에 머무르지 않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 무섭기만 하다.“우린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요”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다가올 재앙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홍률 편집위원 | ryul08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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