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준 / 광주대 사진영상드론학과 조교수


[MZ세대 이해하기]

기성세대는 집단주의와 소속감 등을 중시한다. 하지만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세대는 회식보다 혼밥과 혼술 등의 라이프스타일이 익숙하며, SNS로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표출하기도 한다. 기성세대와의 이해 간극이 커져 가는 현실 속, MZ세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개인주의가 등장하게 된 시대적 흐름과 이들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②기기와 친숙한 MZ세대 ③MZ세대의 재테크 방식 ④리셀과 명품

 

디지털 기기로 감각하는 세계


윤태준 / 광주대 사진영상드론학과 조교수

 

 
 

  “충분히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SF소설가이자 미래학자인 아서.C. 클라크(Arthur. C. Clarke)는 『Profiles of theFuture』(1962)에서 위와 같이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극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은 인간의 이해속도를 뛰어넘는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기술 특이점(Technology Singularity)의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 도달할 미래사회의 모습에 대한 은유로 해석된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첨단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효과만 누리게 될 것이다.
  그의 예측과 같이 동시대는 기술을 통해 마법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만, 아직은 마법과 현실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인간 삶의 형태가 아날로그적 형태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 서비스는 아직 현실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AI, 메타버스, AR, VR 등을 통해 디지털 트윈의 기반으로 새롭게 발전되고 있다. 데이터 셋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AI, 온라인과 현실의 공간이 함께 결합한 메타버스와 같이 마법처럼 실현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디지털 기기는 온라인으로 접속, 소프트웨어, 서비스, 휴대 가능성 등이 담보된 기기다. 이에 반해 기계는 생산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는 도구로 사용됐다. 사용자들은 기계의 작동원리를 파악하고 유지보수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 왔다. 하지만 현재의 디지털기기는 기계라고 지칭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노동을 위한 도구라고만 할 수는 없다. 해당 기기는 소통의 도구와 더불어 생활의 필수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 개인의 생활이 온라인에 그대로 전시하는 등 디지털 기기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이전의 기계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MZ세대에게 디지털 기기란

 

  MZ세대는 밀레니얼(M) 세대와 Z세대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인터넷 시대에 성장한 첫세대다. 이 세대는 인터넷과 휴대용 기술이 생활에 깊게 사용되던 때에 성장하며 아날로그 기계가 디지털화되는 과도기적 시대와 역사를 함께한다. 반면 후자는 생애 첫 디지털기기를 스마트폰과 같은 포터블 디바이스(PortableDevice)로 사용하기 시작한 시대이며, 무엇이든 인터넷으로 해결하고자 해 온라인의 세계가 더욱 익숙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M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성장 이후에 접해 부차적인 도구로서 적극적으로 사용했지만 Z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디지털 의수와 같이 신체에 연결된 도구로 활용했다. 디지털 기기가 지니는 가치와 효용의 차이가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두 세대 모두에게 필수적인 도구임은 분명하다. 아니, 단순히 도구를 넘어 경험의 일체와 접속 가능한 온라인 세계로의 여정을 뜻하지 않을까. 서로 다른 경험의 층위와 사용의 형태가 있겠지만 이들은새로이 등장할 기술에도 익숙하게 적응할 것이 분명하다.
  M세대(1980~1990년대생)의 첫 디지털 기기는 MS-DOS를 탑재한 소위 386, 486컴퓨터였을 것이다. 이는 흑백모니터에 MS-DOS 프롬프트를 띄워 놓고, 텍스트로 명령어를 입력하는 단방향의 입력-출력장치였다. 텍스트 기반의 입력(Input)과 출력(Output)이가능했으며, 이후 성능개선을 통해 기초적인 수준의 그래픽 작업을 구동할 수 있었다. 현재의 GUI(Graphic User Interface) 기반 운영체제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해당 컴퓨터는 디지털 기기이지만, 활용 및 운영을 위해서는 작동방식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필수적이기에 다소의 노동을 필요로 했다.
  90년대 중후반 이후가 돼서야 전화 모델을 사용하는 PC통신과 GUI 기반 OS(Windows)의 보급을 통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고, 방대한 인터넷 정보와 커뮤니티 문화가 생성됐다. 또한 오픈소스(Opensource)와 같이 개방성을 기초로 한 공개적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인터넷 시대의 협업과 평가, 커뮤니케이션, 개방성의 가치가 자리 잡았다. 이러한 현상은 사용자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의 수용과 학습을 요구했다.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왔고, 빠르게 학습해야 했다.

 

디지털화가 바꾼 풍경

 

  아날로그 데이터와 기계들이 디지털화를 통해 디지털 데이터와 비트로 변환됐다. 작은 변화였지만 이는 서비스 문화·업무환경·생활양식 등 다양한 측면의 변화를 불러왔다. 디지털을 통해 온라인화된 장치로 생활환경이 집중된 것이다. MZ세대들에게 세계를 확장하는 경험은 물리적 공간을 이동 및 체험하는 경험을 통해서만 이뤄졌기에 소통과 경험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디지털과 인터넷의 확장을 통해 접속 가능한 영역이 점차 넓어지면서 사이버 공간, 커뮤니티 등 새로운 환경에서 소통과 경험의 확장이 시도됐다. 인터넷이라는 세계에서 수억 개의 정보와 취향을 찾아 나설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세계와의 경험을 시도하는 공간이 다층적으로 변화했고, 취향과 삶의 형태들은 이전의 것과 결별하거나 혼합되거나 레트로와 같은 방식으로 재창조되고 있다. 또한 컴퓨터로만 제작 가능한 현실을 만들어 내고, 현실의 세계와 접점을 이루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몇 가지의 원인으로만 파악될 수 없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로 인해 접근 가능한 세계가 확장되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즉, 디지털 기기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새로운 경험의 확장을 보조하고 있다.

 

뉴-월드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나의 아바타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연결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실에만 존재 가능한 ‘지금, 여기’의 개념이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세계는 게임엔진을 통해 현실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되고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술적 한계와 완벽한 시각적 구현을 통한 신체적 몰입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가상현실에 인간의 감각을 오로지 재현하는 미래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은 분명 희미해지고 있다. 이제는 가상현실 그 자체가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 돼 줄 때가 도래할 것이다. 그렇기에 MZ세대에게 디지털 기기는 손에 쥐어진 도구가 아닌 마치 신체와 연결된 디지털 의수로 더욱 변모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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