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

 

  유난히도 추운 겨울이 끝나 간다. 곧이어 우리는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벚꽃부터 눈꽃까지 담아내는 한반도지만, 최근 봄·가을이 사라지고 있음을 몸소 느낀다. 아무래도 이상기후 탓이다. 몸에 열이 나면 정상적인 생체반응이 어려워지고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오늘날 지구도 고열에 시달리면서 이곳저곳 아파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미국 조지아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한파는 대규모 정전사태를 일으켜 산업을 마비시켰으며, 서서히 녹고 있는 러시아의 영구 동토층은 내포하고 있던 각종 병원성 미생물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고 있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비정상적인 변화의 결말을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인터스텔라〉(2014)의 “병충해 때문에 밀을 다 불태우고 옥수수만 키웠어요”라는 생태계 불균형으로 초래된 각종 병충해가 야기하는 2차 피해 또한 심각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일행은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향한다. 광활한 미지의 세계 속에서 이주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 헤맨 끝에, 기적적으로 성공하게 된다. 현실의 우리에게도 이러한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작은 가능성에 온 인류가 기대도 되는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아직 우리에게는 치유할 수 있는 지구가 남아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이 행성이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욕심을 버리고 공존을 택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삶의 터전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윤홍률 편집위원 | ryul08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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