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련 /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 박사후연구원

 

균등한 문화예술 소비의 효과


박혜련 /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 박사후연구원

 

  2015년 UN이 2030년까지 경제·사회·환경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라는 슬로건 아래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류 공동의 목표를 명시하며, 균등과 평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라는 공식명칭을 정하면서 “모두를 포용하는 지속가능국가”라는 비전을내걸고 있다.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질 향상을 인류 공동의 목표로 삼고 있으며, 개인 삶의 질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가치 제고·평등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문화예술의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증명하고자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급속하게 전환된 비대면 환경에서 문화예술은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학준의 연구는 이런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본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문화예술의 균등한 소비를 유도하고 개인별 제약요인을 감소시킬 수 있는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 또한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그 방안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연구는 문화예술의 장르와 소비유형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문화자본이 예술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기여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즉 효용을 그것의 존재 여부를 넘어 ‘크기’에 초점을 맞춰 계량적·실증적으로 분석했으며, 문화예술 소비의 체계적인 정책수립을 위한 근거로 활용하려 한 것이다.
  연구 결과, 문화예술 소비의 빈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분야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술전시회, 서양음악회, 박물관 등 모든 문화예술 관람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문화예술을 편중소비하는 것보다 다양하게 소비할 경우 삶의 질에 더욱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결과는 국민이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보편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문화예술 향유에는 시간적·경제적 자원이 필수 요소이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제약이 존재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 교육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교육이 문화예술 소비를 증가시킴을 드러냈는데, 수동적 교육에 비해 능동적 교육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능동적 교육을 위해 어떤 정책을 마련해 줘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함을 시사해 주는 결과이다. 또한 문화예술 교육의 긍정적인 효과는 취약계층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확대할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유년기-청소년기-성인기로 이어지는 성장 과정에서 생애주기 간 문화예술 교육 경험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더 효과적인 정책 제공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관련 동호회·봉사 활동 경험도 문화예술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험 역시 문화예술 교육과 동일하게 문화자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활동은 취약계층에서 효과가 더 낮은 것으로 확인돼,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단에서 효과가 발휘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소득계층별 문화자본 축적 방안을 다각도로 제시하고, 이를 활용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삶의 가치를 중시하고, 양질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화예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제공돼야만 한다. 특히 디지털 매체 등을 통해 케이팝을 비롯한 대중문화에는 쉽게 노출되지만, 순수예술은 스스로 접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경험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복지 제도를 마련해야 하며, 공공기관·지자체·학교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 교육 등으로 예술에 대한 접근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학준의 연구는 이를 다각도에서 보완하는 정책이 함께 강구돼야 함을 보여 준다.
  최근 문화예술계에서도 온라인 콘텐츠가 오프라인의 핵심 대안으로 떠올랐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향유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예술 소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온라인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온라인 예술 콘텐츠의 대중적인 접근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향후 온·오프라인 문화예술의 효과성에 대한 비교분석이나 보완성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통해 공급 측면의 세부적인 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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