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2.6.2 목 09:52
기획예술
[예술] 화려한 예술계의 새빨간 거짓말전종섭 / 중앙대 문화예술경영학 박사
이소민 편집위원  |  sominsophialee@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373호]
승인 2022.02.28  15:19:5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예술계의 일자리] ①불안한 예술계 고용 현황

이번 기획에서는 예술계의 고질적인 노동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 이전부터 현재까지, 예술계는 일자리 수급 불균형과 노동 대비 열악한 저임금 등의 각종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해당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피해 현황을 파악해 그 실태를 살펴보겠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불안한 예술계 고용 현황 ②예술관련 고용정책은 존재하는가 ③우리가 미처 몰랐던 예술계 직업군 ④예술가들의 속사정

 

화려한 예술계의 새빨간 거짓말

 

전종섭 / 중앙대 문화예술경영학 박사


  코로나19가 유행하며 문화예술계 시장에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 대면으로 운영이 이뤄졌기에, 비대면으로 사회가 전환되며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코로나19에 의한 공연예술분야 피해현황 조사 보고서」(2021)에 따르면, 재작년의 공연예술기관의 휴업 및 폐업률은 45.8%로 나타났다. 이처럼 문화예술 산업은 팬데믹 상황에서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예술계 일자리’는 저임금, 불안정 고용 등의 문제가 논의되던 영역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예술인복지법」이 설립됐으며 최근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도 아트모아(Art More) 플랫폼과 연동해 문화예술 관련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기에 이에 본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에 의하면, “‘문화예술’이란 문학, 미술(응용미술을 포함한다),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演藝), 국악, 사진, 건축, 어문(語文), 출판 및 만화를 말한다.”라고 명시돼 있으나, 일반적으로 ‘예술계’라는 용어는 문학·미술·공연예술 등 창작이나 고전예술을 실연하는 순수계열에 한정해서 사용된다. 이 또한 각 장르별로 순수와 거리가 먼 작품이나 상업적인 적용이 쉬운 부문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예술계라 함은 그 특성에 의해 시장실패가 쉽게 발생한다. 한편, 예술계에 고용된 모든 사람을 ‘예술계 일자리’에 종사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의 청소·미화 업무를 ‘의료계 일자리’로 칭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떠한 분야의 일자리라고 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이에 기반한 업무가 수행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는 예술작품을 시연하거나 창작하는 예술가(실연가) 혹은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예술계 일자리”로 정의하겠다.

 

커지는 불안 고용, 정규직은 없고


  특정 종사자들을 제외하면, 예술계 일자리가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국제 연구에서도 일관적으로 예술인의 과잉된 공급 형태와 프로젝트 단위의 한시적 고용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바라본다. 문화경제학자 데이비드 스로스비(David Throsby)는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 형태임에도 예술 활동 자체에서 효용을 느껴 일자리가 유지된다고 했으며, 이를 ‘예술가 노동선호(Artists’ Work Preference)’ 현상이라 설명한다. 예술인은 자신의 활동에 높은 애착이 있지만, 예술활동에만 맘껏 시간을 보내긴 어렵다. 예술활동만으로는 생계 유지 및 작품 활동 비용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그들은 여러 일자리에 종사하게 되는데, 그 일은 예술과 관련된 활동일 수도, 혹은 전혀 관계없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명 스타반열에 등극한 예술인에게는 명성과 함께 막대한 부의 편중이 주어진다. 극히 소수만이 가지는 기회지만, 예술인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해당 분야로의 진로 결정을 유인하는 요소이다. 그 결과 예술계는 인력 과잉 공급, 극심한 경쟁 등이 발생하게 된다. 수요가 한정적인 시장에 공급이 크게 일어나면서 저임금, 열악한 근무 여건, 경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술인들이 가지는 직업은 국립오페라단·국립무용단·서울시립 오케스트라 등 국공립 및 광역지자체 예술기관의 단원이 대표적이며, 이들에게는 비교적 안정적인 연봉과 정년 이 보장된다. 하지만 앞선 이들을 제외한 상당수 예술인의 현실은 어떠한가. 고등교육기관의 시간강사, 초·중등 교육기관의 방과 후 예술교사, 개인과외(레슨)·학원강사 등의 직업을 가지며, 민간예술단체에 소속되거나 프리랜서 예술가로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이다. 이들은 고등교육기관의 전임교원을 제외하면 임금과 직업안정성이 낮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문화예술 매개인력과 예술계 일자리


  예술을 전공한 사람이 관련 업무를 지속하기 위해 ‘문화예술 매개인력’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문화예술 매개인력 혹은 문화 매개자(Cultural Intermediary)는 ‘문화자본론’을 주장했던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문화예술 매개자는 예술(고급문화)을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취향을 강화하고, 문화예술의 생산과 소비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기 위한 역할을 하는 인력을 말하며, 실제적으로 예술시장의 마케팅·광고·디자인·홍보와 같은 판촉 직종에서 일하는 사회적 행위자를 의미한다. ▲공연예술기획자 ▲큐레이터 ▲평론가 ▲문화재단 및 문화시설에 속한 인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문화예술 매개인력은 예술을 경영하고 관객과 소통하며 예술을 기획·판촉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국내에서 문화예술 매개인력의 처지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전북발전연구원의 「문화적 삶의 질, 문화매개인력의 제도화로부터 - 문화매개인력의 노동실태와 개선방안을 중심으로」(2012)에서 “문화매개인력은 문화산업, 문화정책, 문화복지 분야에서 정책파트너이자 실질적인 매개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히면서도, “문화매개인력은 매우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생활체육지도사 보다 많은 노동시간, 낮은 임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지역 문화매개인력 현황조사」(2014)에서 “문화시설 종사자를 예로 들어 보면, 최저임금을 겨우 웃도는 보수수준, 초과근무에 대한 합당한 보상체계 미비, 단기간의 계약 등, 전반적으로 고용의 불안정성이 만연한 상황에 직면”하며, “경력이 10년차가 된 사람의 총 보수가 200만 원도 되지 않는 경우에도 당사자들은 항변할 길이 없다.”고 말했는데, 이를 통해 저임금으로 인해 관련 종사자들이 생계유지를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문화기관 근무자 직무인식조사’를 살펴보면, 문화예술 매개인력의 경우 현재 직업 및 직장을 ‘보수, 장래성’을 보고 선택한 경우는 매우 적었다. 또한 근무여건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지 않으나 그럼에도 적극적인 이직의향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화예술분야의 보수 및 복리후생 기준이 낮은 동시에 취업까지 어렵다는 문제를 방증한다.
  시각예술 시장의 문화예술 매개인력의 근무여건 또한 열악하다. 올해 1월 26일자 매일경제 〈“미술 석·박사 출신이 화장실 청소하게 될 줄이야”…큐레이터의 애환〉에서는 큐레이터 직업의 애환을 다루고 있다. 큐레이터는 석·박사급 미술사·미술 실기 전공자가 대부분이고, 주업무는 ▲전시 기획 ▲작가 섭외 ▲자료정리 및 도록 발간 ▲작품 배송과 설치 ▲판매 및 정산까지 책임진다고 했다. 특히 소형 미술관 근로자의 연봉은 3천만 원이 되지 않는다며, 정규적인 업무 외의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못하는 환경을 지적했다.
  만일 대학원에서 프로젝트나 학술연구를 기반한 학과에 진학했다면, 문화예술 관련 연구자로서의 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문화예술 관련 연구는 현재 활발히 진행되는 중이다.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연구조직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부터 시작해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립문화재연구소 등 문화예술정책과 시행방안 등 예술의 발전을 위한 직업도 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각 시도별 연구원에서도 석·박사급 문화정책 관련 연구원의 수요가 존재한다.

 

예술계 발전을 위한 양질의 정책 필요


  지금도 ‘예술계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서술한 사례 외에도 더 많은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는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문화의 가치와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문화예술은 미래에 더 큰 가치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적 가치를 더욱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열악한 고용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예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예술계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해 유의미한 문화정책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2관(대학원) 201호 대학원신문사  |  대표전화 : 02-881-7370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편집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