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중앙'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이 가치를 창작하기도 한다. 문학이 그러하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문인들이 호소하는 창작의 고통은 대중들에게도 익숙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계를 형성하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파괴와 생성을 넘나드는 학문은 다가오는 미래에도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잔존할 것이다.
  많은 문청이 끊임없는 창작의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선후배 및 동료 문인들에게 공인받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등단’하지 않으면 전문성을 지닌 문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에, 등단에 대한 문청들의 갈망은 오늘도 절실하다. 등단의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크게 분류해 본다면 여러 신문사에서 매년 진행하는 신춘문예 제도, 문예지의 신인상 수상, 작품 출품 후 문학상 수상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등단 방식은 신춘문예와 문예지를 통한 등단일 것이다. 그러던 와중, 본교 문예창작학과(이하 문창과)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둬 이를 집중취재했다.


역사와 전통의 명맥을 잇는 성과


  1953년에 창설돼 내년이면 창과 70주년을 앞둔 문창과는 김주영·이문구·한승원·오정희 등 한국 문학의 초석을 다지는 인재를 배출한, 국내 문학계에 깊이 내린 뿌리임이 명실상부하다.
  해당 학과는 올해에도 뜨거운 활약을 이어 갔다. 특히 ▲ 황혜경(필명 황유지) 박사과정생의 2022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을 비롯해 ▲황유정(석사과정, 제13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동화 부문) ▲박시현(석사과정, 《시와반시》 신인상) ▲이현정(필명 이지아) (박사졸, 제4회 박상륭상 수상 시 부문) ▲박재숙(석사졸, 2022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김재홍(석사졸, 2022 광남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최휘(석사졸, 제10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수상) ▲이정은(전문가과정 42기, 2022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시) ▲홍서연(전문가과정 43기, 2022 한국불교신문 신춘 문예 시) 동문의 수상 및 당선에서 역사와 전통의 맥을 이어 나가고자 하는 문창과의 역투가 느껴진다.
  또한 학부 동문 ▲김세실(2022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최범석(2022 부산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김영우(제 13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청소년소설) ▲이지은(제 20회 대산대학문학상 시 부문 수상) 실적 등 동시 7명의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국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최근 한국문화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2021)의 세계적 열풍을 비롯해 각종 영화 및 문학 시상식에서도 꾸준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교 문창과 학과장 이승하 교수는 이러한 한국문화의 원천에 문학이 있다며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욱더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특히 “영상매체는 재미와 충격을 주지만 활자매체는 감동과 공감을 준다. 그래서 이런 시대일수록 깊이 있는 문학작품을 찾게 된다”라고 말하며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문학작품의 고유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학과의 역사적인 성과를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등단했으므로 모든 기성문인이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모두 나보다 앞에서 뛰고 있는 사람이다”라며 ‘등단’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등단한 제자들이 우리 문학을 빛낼 별이 되기를 바란다. 별(항성)은 스스로 타올라 빛을 내는 것이다” “자랑스런 모국어인 한글을 세계만방에 빛내려면 좋은 작품을 쓰는 수 밖에 없다”라며 스스로 타올라 빛을 내는 항성처럼, 제자들이 작품을 통해 문학계를 빛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본교 대학원을 졸업, 또는 재학 중인 동문들의 우수한 성과는 곧 학교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다시 우수한 인재를 흡수하는 원동력이자 교육자들의 열정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된다. 앞으로도 문학계 각지에서 밝게 타오를 동문들의 건승을 본지도 진심으로 응원하며, 이승하 교수의 인터뷰 말미를 되새겨 본다. “우리 중앙대를 빛내고 문창과를 빛내고 결국 한국문학을 밤하늘의 별처럼 빛낼 열세 명의 주자가 이제 막 출발선상을 떠났습니다. 격려의 박수를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칩니다”


윤홍률 편집위원 | ryul08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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