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2.5.6 금 11:00
기획예술
[예술] 한류 교육 시스템, 그 출발점에서최진영 / SMI 대표이사
손주만 편집위원  |  sonju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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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호]
승인 2021.11.30  18: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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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_한국 대중음악의 허와 실}

최근 몇 년 사이 K-POP의 성장과 해외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그중에서도 K-POP은 한류의 중심적인 콘텐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음악 시장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일 터이다. 이러한 ‘K-POP’의 모습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돌아보며, 다음 세대에 대한 제언을 담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케이팝의 위상과 의의 ② 연습생들의 현실 ③ 한류에 대한 우려 ④ 음악과 음학, 그 사이에서

 

한류 교육 시스템, 그 출발점에서

최진영 / SMI 대표이사

 

   
 

 

  케이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는 음악뿐만이 아닌 영화, 드라마, 웹툰 분야까지도 한국의 문화 상품은 한때의 유행이 아닌 ‘장르’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 상품의 인기는 다른 산업이나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제이팝이나 홍콩 영화가 간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일까. 해당 업계뿐만이 아니라 정부나 학계 등 많은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겠지만 교육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적 관점이라고 하는 표현에는 두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첫 번째로는 체계적·총체적인 미래형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케이팝 교육을 적극적으로 수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이팝 교육 시스템의 필요

 

  케이팝은 몇 명의 훌륭한 프로듀서와 그들이 만든 구조 아래에서 인재를 키워 시장을 성장시킨 산업이다. 도제를 통해 양성된 인력을 바탕으로 이만큼 발전해 온 것이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원한다면 이제는 도제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 시스템으로 발전해 인재를 양성해야 할 것이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과 로렌스 카츠(Lawrence Katz) 교수의 《교육과 기술의 경주》(2010)에 따르면 교육의 속도가 기술 발전보다 빠르면 국가의 성장이 일어나고 기술이 교육보다 빠르면 성장이 둔화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분야가 어느 정도 성숙하고 나면 그 분야의 추가적인 도약을 일으킬 교육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지 아이돌 교육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 영화, 뷰티 등 지금 한류라고 불리는 모든 분야에는 감독과 배우, 가수와 프로듀서 이외에 수많은 전문가가 참여한다. 하지만 이들이 학교에서 교육받은 지식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의 살아있는 경험이 그들에게 하나의 ‘교육’이 됨으로써 그들을 전문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 것이다. 새로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 과거 시대에 유행했던 이미 저문 내용을 가르치는 방식은 한류의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담보하지 못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한류 교육 시스템을 만든다고 함은 기존 학교 구조 안에 실용음악학교를 만든다거나 기성 대학 내에 실용음악학과나 웹툰학과를 만드는 낡은 방식이 아니다. 이미 그 운명을 다한 지 오래인 과거의 교육 방식에 한류나 한국 문화의 운명을 걸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케이블 TV 채널 ESPN에서 말한 한국의 4대 엘리트 모두 한국 공교육을 중단했거나 혹은 학교를 다녔더라도 외부 교육을 통해 역량을 길러 지금의 위치에 섰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 세계를 주도할 자기만의 장르를 일궈 낼 새로운 인재는 미래형 교육 방식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수입국에서 교육 수출국으로

 

  우리는 미래 인재를 육성할 새 교육 방식에 따라 한류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완성한 후 이것을 수출해야 한다. 로저 니본(Roger Kneebone)은 저서 《일의 감각》(2021)에서 한 분야의 고수가 되는 과정을 알려 주고 있다. 도제교육을 받고 ‘저니맨(Journey Man)’으로서의 시간을 지나 남에게 자신의 것을 전수해 주는 과정을 거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한 사람의 성장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야나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항간에서 말하는 세계적인 도시란 단지 인구가 많은 지역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도시에는 세계인이 배우러 가고 싶어 하는 교육기관이 있다. 요리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파리에 있고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학교가 동경에 있다. 스위스에서는 시계학교에서 수업을 듣거나 호텔경영을 배울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맨 앞에 있는 미국에는 도시마다 유학생이 넘쳐난다.

  지금의 서양 선진국들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증기기관, 비행기, 자동차, 컴퓨터 등을 인류에게 처음 선보였다. 그들은 이렇게 세상에 처음 만든 분야의 원산지가 되는 것이다. 원산지는 또한 교육자로서의 위치를 갖게 된다. 그들이 체계화하고 발전시킨 것들을 배워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고 싶은 이들은 유학의 길을 떠났고 그 교육과정을 습득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런 방식으로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지만 더이상 패스트 팔로워로서는 나아갈 곳이 없어진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가 퍼스트 무버로서 길을 개척해야만 한다. 케이팝을 포함한 대부분의 한류 문화 상품은 우리만이 교육화할 수 있는, 한국이 원산지의 위치를 가진 분야이다. 따라서 교육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것은 전 세계인에게 한류를 가르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결코 한류의 경쟁자를 양성하는 일이 아니다.

  교육 등의 지식 서비스에는 네 가지 수출 방식이 존재한다. 우선 교재나 교구 같은 것을 일반 상품처럼 수출하는 방법이 있다. 반대로 배우고 싶은 이들이 유학생으로서 한국에 오게끔 하는 것도 지식 서비스 수출의 한 형태이다. 프랑스 유명 요리 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 서울 캠퍼스나 송도 신도시에 설립된 외국 대학들의 사례처럼 교육기관을 해외에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히딩크처럼 유능한 지도자를 외국에 파견해 당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형태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전 세계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인 동시에 국내에 많은 외국 교육기관을 유치하는 나라이다. 교육 수입의 비중이 수출에 비해 무척 큰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학생이 아닌 교육자로서 한류 문화를 가르치는 수출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의 주장에 대해 교육의 지나친 산업화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식과 기술만이 뛰어난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한류 교육은 인성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인재 교육 방식이다. 새로운 교육은 첨단의 에드텍(Edtech)과 교육 공학을 활용한 미래 교육이어야 하지만 행복한 사람을 키우는 교육도 병행돼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접근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한류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발전을 거둠으로써 모두의 자랑이 됐지만, 여전히 이면의 어두움도 품고 있다. 그러나 바로 지금, 조금만 더 나아가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이 되고 오랜 기간 그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 같이 협력해 한류 교육을 이끌어나갈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수립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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