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진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주임교수

마케팅과 소비 ① 바이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생활하는 데 있어 연속적인 소비가 발생한다. 이러한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은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경영 활동이기 때문이다. 본 글에서는 ‘자의적인 소비’를 이뤄내기 위해 어떤 소비가 실행돼야 하는지,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마케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주목해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바이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② 공동 브랜딩, 가치의 융합 ③ 소비자를 분석하다 ④ 소비의 다양한 형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소비자의 변화

오상진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주임교수

 

 
 

 

  “사람들은 내게 5년 후, 혹은 10년 후 무엇이 변할 것인지는 묻지만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는 묻지 않는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절대 외면하지 않는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말이다. 세계 최고의 IT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바로 고객들이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은 소비자를 뜻한다. 사전적 의미로 고객은 “경제에서 창출된 재화와 용역을 구매하는 개인이나 가구”를 일컫는 말로 소비자의 높임말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왜 변하기 시작한 것일까. 크고 작은 기술들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줬기 때문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Davos Forum)에서는 첨단기술간, 산업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과 신기술이 탄생되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서막을 제창했다. 당시 사람들은 세상이 금방 변해서 새롭게 탄생할 것처럼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도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사람도 없다. 이는 그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성’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이뤄진 ‘초지능화’가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추측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소비자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온디맨드 경제의 등장

 

  2002년 10월, 당시 IBM의 최고경영자 샘 파미사노(Sam Palmisano)는 ‘온디맨드(On Demand)’라는 단어를 차세대 비즈니스 전략으로서 처음 언급했다. 해당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모든 것이 수요에 달려있다는 뜻인데, 현재 ‘온디맨드 경제(OnDemand Economy)’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정리하자면 플랫폼과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소비자의 요구에 즉각 대응해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전략이란 말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질 좋은 서비스나 제품을 공급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고, 이들 간의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됐다. 온디맨드 경제의 잘 알려진 사례로는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대표적 플랫폼 서비스업의 비즈니스 모델 원리는 쉴 곳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숙소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차량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차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됐다.

  그렇다면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는 무엇 때문에 나타날까. 근본적 원인은 기술 발전에 있다. 이제 기술은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온디맨드 경제 이전의 소비자는 단지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거나 사용하는 사람이었지만,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MZ세대들은 소비를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발생시키는 데이터의 주체가 됐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났기에 IT 디바이스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한다. 모바일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물건 구매 후 SNS에 사용 후기를 올리며, 주말이 되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으로 이동경로 데이터를 발생시키면서 SNS 검색을 통해 맛집과 놀거리를 찾아다니는 식이다. 이들의 일곱 번째 장기로 불리는 스마트폰은 정보를 습득하는 도구이자, 관계를 맺는 놀이터이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발생한 데이터들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


새로운 소비자의 탄생

 

  “소비주류 MZ세대, 그들을 잡아야 뜬다” 얼마 전 한 주간지에 실린 칼럼의 제목이다. 여기서는 MZ세대를 소비에서도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sumer)”라고 정의한다. 칼럼에 따르면 이들은 소통에 적극적이고 직접 경험하는 것을 즐기며,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흥미로운 것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존재들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는 기능·성능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가성비와 가심비를 겸비한 합리적 소비와 가치소비를 중시한다. 즉 디지털 기술이 MZ세대의 경험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소비 경험을 공유하고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의 파급력은 더욱 커졌다. 이에 맞춰 기업들도 그들의 경험 가치를 이해하고 그들의 흥미를 자극시키는 일이 무척 중요해졌다.

  여기서 말하는 그들의 경험 가치는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첫 번째가 간소화(Simplify)의 경험가치다. 핀테크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한 소비의 간소화를 만들어 냈다. 이제 MZ세대는 교통부터 쇼핑까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일을 해결한다.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을 하면서도 그들은 온라인 결제 방식과 인터넷 뱅킹의 작동원리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단지편리하기 때문에 사용할 뿐이다.

  두 번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상공간(VR)과 증강현실(AR)의 체험이다. 코로나19는 이러한 경험가치를 더욱 가중시켰는데, 이로 인해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가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새로운 소비자들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단순히 온라인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곳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최고의 경험과 재미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면 충분하다.

  세 번째 경험가치는 바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시간에 제품을 공급해 주는 커스터마이징이다. AI가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스펙을 적용한 가장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스마트팩토리, 3D프린터가 이것을 실현케 해주고 있다. 또한 물류창고를 정리하는 로봇,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드론과 배달로봇의 활용은 기업으로 하여금 소비자들이 제품을 원하는 최적의 시간대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가능하게 만들었다.

 

MZ세대와 소통하는 방식
 

  MZ세대의 구매력(Buying Power)은 실로 대단하다. 35세 미만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명품 판매량과 쇼퍼블 콘텐츠(Shoppable Contents)로 그 힘을 짐작할 수 있다. 쇼퍼블 콘텐츠란 동영상, 이미지, 기사에서 제품을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 MZ세대는 기능·성능보단 경험을 중시한다. 이러한 구매성향 때문에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감상에서 제품구매까지 다이렉트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술을 통한 보편화된 간편결제, 소셜 미디어의 다양화와 높은 시청률, 모바일을 통한 편리한 사용성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쇼퍼블 콘텐츠의 대표적인 미디어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인데, 이들은 이미지를 클릭하거나 영상을 보다가 관심 가는 물건이 있으면 바로 구매가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 O2O 시장의 최강자는 기존 온라인 마켓이 아니라 소셜미디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우선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이들의 특징을 반영해야 한다. 명품브랜드 구찌는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기획하기 위해 30세 미만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Shadowing Community’를 구성했다. 이에 35세 미만의 구매자들이 열광했고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의 65%를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이 가치소비를 지향한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그러므로 기업 또한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지속성장과 관련해 다양한 방법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홍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뉴미디어(New Media)와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야 하며 제품의 기능보다는 흥미로운 콘텐츠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기업의 역할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채워주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소비자는 특정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모습을 바꾸는 주체가 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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