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홈페이지 관리 미비 실태
 

  바야흐로 신입생 모집의 계절이 돌아왔다. 본교 일반대학원은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2022학년도 전반기 특별추천전형 모집을 거쳐 10월 14일에는 온라인 입학설명회와 사전원서접수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번 달인 11월 9일까지 일반전형 모집 중이다. 혹시 마감일 전에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지원 예정자가 있다면,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빠르게 접수를 마무리하길 바란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입학설명회를 열 수 없는 만큼, 대학원 인터넷 홈페이지는 지원자가 입학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공식적인 창구다. 이에 신입생 모집이 한창인 지금, 홈페이지는 그 준비가 돼 있는지 직접 살펴보고자 했다. 석사과정생 A씨와 B씨, 내년도 사회학과 지원자인 송은비씨가 인터뷰와 조사에 도움을 줬다. 본교 홈페이지를 열고 단계를 함께하며 읽으면 상황의 파악이 쉬우리라 생각한다.

 

낡은 집

 

  결론부터 말하자면 홈페이지는 그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접속 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팝업창인데 지원자와 재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작년 하계 계절학기의 논문제출자격 어학시험대체 온라인 수강 안내가 올라와 있다. 지원 시기가 비슷한 경희대, 한양대 등이 입학 안내를 띄우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던 송은비씨는 메인 페이지 중단 공지사항 목록의 ‘입학’란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제목을 클릭해도 창이 넘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대학원 홈페이지는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이 나뉘지 않고, 접속 기기에 관계없이 창 모양에 따라 중단 목록의 배치가 가로나 세로로 바뀐다. 다만 일반적인 PC 모니터의 와이드 전체화면 비율이 아닌 세로로 긴 비율에선 실제로 입학란의 제목 링크들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물론 PC의 분할화면 환경에서도 먹통인 셈이다.

  지난 10월 8일 업로드된 “[입학] 일반대학원 온라인 입학설명회” 공지문에서도 사소하지만 중요한 불친절이 확인됐다. 해당 글은 입학설명회뿐 아니라 전형료가 면제되는 사전원서접수에 관한 것인데, 제목에선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지난 4월 5일에 게재된 올해 하반기 게시물의 경우 제목에 “사전원서접수”가 포함돼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송은비씨 역시 “메인 페이지 배너에 관련 안내가 있긴 했지만 배너는 움직이는 만큼 고정된 공지문의 제목에 확실히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전형료가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 신분인 지원자에게는 특히 중요한 내용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그가 가장 당황했다고 언급한 대목은 바로 다음이다. 해당 공지문의 “학과 안내” 링크를 눌러 목록으로 들어갔는데, 지원하고자 하는 사회학과의 홈페이지 아이콘을 누르자 에러 페이지가 로드된 것이다. 브라우저나 인터넷, 혹은 접속 기기 문제일까 하는 생각에 수단을 바꿔가며 재시도해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본지가 본교 학과안내 페이지의 학과 및 전공 목록에 있는 72개 링크를 전수조사한결과, 이 가운데 약 3할에 해당하는 21개가 정상작동하지 않았다. 그 방식도 ▲오류 메시지가 뜨는 곳(일어일문학과, 철학과 등) ▲리뉴얼된 홈 대신 구형 홈이 연결돼 있는 곳(국어국문학과, 유아교육학과 등) ▲이름이 비슷한 타 학과가 나오는 곳(유럽문화학과, 체육학과 등) ▲현재의 학과 목록 페이지를 다시 띄우는 곳(스포츠과학과, 뉴미디어아트학과 등)과 같이 다양했다. 정상작동하는 것으로 계산한 나머지 역시 어떤 것은 개별 학과 홈페이지를, 어떤 것은 소개문만을 띄우는 등 일관적이지 못했으며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송은비씨는 결국 포털 사이트에 ‘중앙대학교 사회학과’를 직접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는 수고를 더해야 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관리 소홀 때문에 목적대로 기능하지 않는 페이지가 “낡은 느낌”이었다고 답했다. 대학원교육지원팀은 본지의 관련 문의에 “우리의 역할은 각 학과가 링크를 주면 그것을 받아 연결하는 것이다. 학과 홈페이지 오류에 대해서는 그곳에 문의해 달라”라는 답변을 줬다.

  불편은 계속 이어졌다. “[입학] 일반대학원 온라인 입학설명회” 게시물에는 원서접수 FAQ 링크가 제공될 뿐, 원서접수 사이트로의 바로가기는 지원되지 않았다. 첨부된 모집요강에서 원서접수 사이트인 ‘유웨이 어플라이’의 주소를 직접 찾아 접속하는 일 역시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신입생모집] 2022학년도 전반기 일반전형 모집 안내” 공지문에서는 원서접수 사이트 바로가기가 지원됐기 때문에 왜 사전접수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학과안내 페이지 최하단의 “대학원 요람 바로가기”를 지적했다. 해당 바로가기에 연결되는 “중앙대학교 e-Book 라이브러리” 사이트의 첫 화면에서 대학원 요람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무려 본교에 관한 2천360권의 갖가지 문서를 저장 중이지만, 거의 모든 파일이 분류되지 않은 채 업로드 날짜 내림차순으로만 나열돼 있다. 페이지 좌측의 21개 카테고리가 무색하다. 물론 ‘대학원 요람’을 직접 검색하면 되므로 작은 문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간단한 친절의 부재가 혼란을 만들기도 한다. 명시된 기준 없이 자료 다운로드 가능 여부가 제각각이며, 정작 대학원 요람은 내려받을 수 없다는 점도 당황스러웠다. 또한 초창기 열 개 호를 제외하면 중대신문의 모든 호를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반면에 본지인 대학원신문은 총 370호 가운데, 단 한 호도 저장돼 있지 않았다.

 

대학원의 얼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 링크가 먹통이었고 “오시는길”에 연결된 지도에는 대학원 건물인 302관의 명칭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 “대학원 자체평가 결과”라는 이름의 링크는 두 개인데, 각각 2018년과 재작년 보고서에 연결돼 있었다. 올해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작년 평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의아하다. 원총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정보국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원우들이 주로 대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원총 페이지에 접속할 것이라 여겼음에도 그 링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수정을 요청할 것이라 답했다.

  홈페이지는 외국인 이용자도 배려하지 않고 있다. 한국어 홈페이지에서는 “외국인전형 자세히보기” 링크가 기능하지 않아 오류만 나타났고, 영어 홈페이지의 “CAUGS NOTICE(대학원 공지사항)”에는 영역 공지 없이 한국어 공지가 연결됐다. 학부 공지사항의 경우 제목과 내용 모두 영역돼 있는 것과 비교된다. 유학생 B씨는 “영어 홈페이지를 들어가 본 적이 없으며, 한글 공지사항을 번역해 읽어 왔다”라는 말을 본지에 전했다.

  누군가에게는 상기한 문제점 전부가 아주 사소한 내용이고 쓸모없는 트집일지 모른다. 그러나 홈페이지는 정보 검색력이 높지 않은 이들을 포함한 ‘모두’를 위해 존재하며, 비대면 시국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따라서 본교 대학원의 또 다른 얼굴이자 공인된 온라인 창구인 대학원 홈페이지는 익숙한 것 하나 없는 지원자와 신입생에게 정확한 정보를 빠르고 찾기 쉽게 제공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10월 29일이 돼서야 잘못된 팝업창이 삭제됐고, “외국인 전형 자세히보기” 링크가 “BK21학과소개 자세히보기”로 교체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나머지는 그대로였다.

  홈페이지 개선은 불필요한 전화문의를 감소시켜 지원팀, 나아가 각 학과 조교의 가중된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인 업무 효율은 물론 본교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잘못된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미켈란젤로는 “작은 차이가 완벽함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별것 아닌 듯 보이는 흠결까지도 본교의 인상에 누가 되고, 중앙인의 일원이 되고자 관심 갖고 힘쓰는 지원자들에게 작지 않은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학교가 알아주길 촉구한다.

손주만 편집위원 | sonju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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