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권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

『문화기반 농촌지역개발 전략 연구』 윤홍권 著 (2021,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호에서는 문화예술경영학과 윤홍권의 박사 논문 『문화기반 농촌지역개발 전략 연구』를 통해 농촌지역민의 역량 및 공동체 강화를 목적으로 경제적 활성화의 대안을 꾀하고 문화적 지역개발을 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농촌을 위한 문화적 해결책

 

  농촌은 생태환경·농업·농촌문화·공동체 문화 가치를 가진 저밀도 혁신 성장의 무대로 평가되고 있다. 도시가 급속한 양적 팽창을 겪으면서 기반시설 부족, 노후시설 정비 지체, 지역산업 쇠퇴 및 부재 등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농촌이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저밀도 경제성장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세계 3대 투자자로 거론되는 짐 로저스(Jim Rogers)는 농촌이 현대문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사람의 생명을 영위하게 하는 공간이라 평하며 다음 30년을 이끌 투자처로 꼽았다. 또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테이셰이라(Teixeira)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출이 증대되면서 앞으로 농촌 중심의 웰빙·치유 산업의 파괴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주장하는 등 그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선

 

  농촌에 대한 많은 기대와 잠재력에도 우리나라 농촌의 정주 만족도와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농촌의 GDP도 불안정하거나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는데, 재작년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의 정주 만족도는 ▲복지 ▲교육 ▲주거 환경 ▲일자리 ▲문화여가 ▲경관 ▲안정 등에서 도시에 비해 낮은 수준을 드러낸다. 만족도 평균이 11점 만점에 도시는 6.4, 농촌은 5.7이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농촌의 인구가 재작년 기준 전년대비 93만 명 감소한 것으로 보고하면서 농촌지역의 소멸 위기를 지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농촌이라는 공간의 가치와 농촌지역민의 삶의 질 증대를 목적으로 2015년부터 재작년까지 농촌6차산업과 농촌지역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연간 약 10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대적 투자에 비해 성과는 미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이유로는 계속되는 ▲시설 위주 사업 ▲사업의 외부화와 불평등 야기 ▲주민 참여 및 역량 강화 미진 ▲지역자원 발굴 및 개발을 위한 전문성 부족 ▲서비스혁신 및 품질관리 체계 부재 ▲내·외부 협력적 네트워크 창출·상호작용 전략 부재 등이 지적되고 있다.

 

검증된 지역 혁신 전략

 

  정부의 농촌지원사업 성과에 대한 비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문화기반 지역개발은 지역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공동체의 경제적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대안적 전략이 될 수 있다. 문화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과 혁신에 깊이 연결돼 있으며, 소비자의 선택과 의사결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되기에 지역발전 및 경제성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널리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기반 지역개발은 미국·캐나다·프랑스·스페인 등 선진국의 성장 동력을 잃은 구도심과 개발도상국을 위한 지역개발 전략으로 채택되고 있다. 문화기반 지역개발은 문화·디자인·예술 등을 통해 지역의 사회·문화·환경적 가치 증대를 종합적으로 도모하는 지역개발 방향으로 정의된다. 문화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맥락에서 공동체의 응집력을 강화하고 지역민의 자아존중감 및 효능감과 같은 잠재력을 강화시키는 등 여러 차원에서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버드대 교수 케이브스(Caves)는 저서 《Creative Industries》(2000)에서 문화는 경제적 부가가치의 원천이며 GDP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문화가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현재의 농촌지역개발 연구는 문화의 가치를 중요하게 고려하지 못하며 ▲물리적 환경 ▲사회적 자본 ▲주민의 지역 개발사업 참여의도 ▲지속가능성 확보 전략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농촌의 문화적 가치와 문화기반 지역개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문화기반 지역개발 방안을 검토한 연구가 부족해 이에 대한 적극적이고 긴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촌에도 적용 가능한 문화기반 지역개발

 

  문화를 활용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여러 문화적 지역개발 방법론이 제안됐다. 플로리다(Florida)는 문화적 지역개발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활동에 숙련된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요 요인이라고 가정하는 ‘창의적 계층 이론(Creative Class Theory)’ 중심 방법을 제시했다. 저자는 창의적 계층을 유치·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해당 계층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지역개발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한다고 언급한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비용 리더십, 제품 차별화, 시장 집주의 관점에서 경쟁우위를 달성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을 이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가정하는 ‘경쟁우위 이론(Theory of Competitive Advantage)’을 제시했다. 이 이론은 지역개발을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니지만, 지역개발 상황에서 경쟁 우위 기반 프레임워크가 지역이나 경제 규모에 상관없이 유용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센(Sen)은 개인의 내적 자원으로서 성장 동력 정도가 지역개발 격차 설명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가정하는 ‘능력 이론(Capability Theory)’을 제안했다. 이 이론은 지역 구성원이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험과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비교적 성장 여건이 미약한 지역개발을 위한 중요한 성공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코와 그의 동료들(Sacco et al.)은 창의적 계층 이론·경쟁 우위 이론·능력 이론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적 방법이 문화적 지역개발을 위한 이상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외부 인재와 기업의 유치 ▲금전적 투자 유치 전략 ▲지역 지식 집약적 자산에 대한 품질관리 전략 ▲대내·외 협력 전략 ▲지역 구성원의 포용적 문화역량 구축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문화적 지역개발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와 같이 문화기반 지역개발 전략은 지역의 환경적·사회적·기술적·정서적 특성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요인의 시급성과 중요도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문화기반 지역개발 추진을 위한 전반적인 방법과 추진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요인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생태환경과 농경문화 등 우수한 문화자원을 지닌 농촌에서도 문화기반 농촌지역개발은 유용한 지역혁신 전략이 될 수 있다.

 

어떤 비즈니스 생태계 모델이 적합할까

 

  문화기반 지역개발은 ▲지역사업 환경조성 및 정책적 지원 ▲지역문화자원 경쟁력 ▲지역민 역량 ▲내부 협력 및 서비스혁신 체계 ▲외부와의 협력 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1993년 무어(Moore)에 의해 소개된 비즈니스 생태계 모델은 다수 조직 또는 이해관계자로 구성돼 상호 연결성이 높고 복잡한 구조의 비즈니스 관계를 생물학적 생태계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비즈니스 생태계 모델의 개념은 구성원의 상호작용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유의미한 은유를 제공하는 복잡한 문제해결 전략이다. 이 때문에 문화산업·ICT산업·도시재생 전략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당 모델은 산업을 분리된 개별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상호 연결된 현상과 체계로 설명하고자 하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용하기에 농촌지역개발이라는 문제 상황에서도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비즈니스 생태계 모델은 산업 전반에서 혁신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들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혁신 모델에 기여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도구·플랫폼 및 기술 투자를 통해 각 이해관계자의 비즈니스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정의된다.

  문화기반 농촌지역개발과 같은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요 요인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와 협력적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 더불어 현재는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파괴적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춰 농촌의 서비스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지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협력과 경쟁 기반의 지속적 서비스혁신 체계가 고려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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