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영 / 위디딧 대표

마케팅과 소비 ① 바이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생활하는 데 있어 연속적인 소비가 발생한다. 이러한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은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경영 활동이기 때문이다. 본 글에서는 ‘자의적인 소비’를 이뤄내기 위해 어떤 소비가 실행돼야 하는지,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마케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주목해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바이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② 공동 브랜딩, 가치의 융합 ③ 소비자를 분석하다 ④ 소비의 다양한 형태

 

브랜드 그 이상의 브랜딩

명재영 / 위디딧 대표

 

  하늘을 메운 스모그처럼 상표가 가득하다. 시장에 미세먼지처럼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 좋은 브랜드를 찾는 일이 너무 어렵다. 아무리 품질이 좋다 하더라도 낯선 제품이 소비자 마음에 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낯선 것을 기피하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미디어가 소셜이 된 환경 속에서 MZ세대에게는 식상하고 비슷한 포맷이 아니라 색다른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스스로 관심을 갖고 직접 브랜드를 경험, 공유할 수 있는 뜨거운 이슈 말이다. 이때 ‘공동 브랜딩’이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공동 브랜딩이란 두 개 이상의 브랜드가 협력해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새로 만들어진 상표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나누는 전략으로, 기존의 것을 유니크한 디자인의 새 제품으로 선보이기 위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혹은 브랜드 제휴와 같은 개념이다. 이런 공동 브랜딩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가격 대비 재미 비율, ‘가잼비’를 추구하는 MZ세대를 공략한 공동 브랜딩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략적 공동 브랜딩의 사례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자. 의류 잡화 브랜드인 하이드아웃은 SPC삼립과의 공동 브랜딩을 통해 버킷햇, 쿠션, 재킷 등으로 구성된 플리스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립호빵의 포근하고 폭신한 텍스처를 제품에 그대로 재현한 덕에 플리스 재킷은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펀슈머(Funsumer)’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판매 시작 하루 만에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대한제분의 곰표와 수제 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와의 컬래버레이션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다. 두 기업의 공동 브랜딩으로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출시 일주일 만에 30만 개가 완판돼 편의점 맥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국민 맥주라고 일컬어져 왔던 카스를 제친 놀라운 성과였다. MZ세대에게 생소했던 곰표 브랜드는 이 공동 브랜딩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디자인할 수 있었다.

  맥도날드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49개국에 BTS 세트를 출시했는데, 각국 정부가 매장을 폐쇄하는 등의 규제를 시행해야 했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지시간 7월 28일 미국 증권 거래소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분기 대비 40%나 늘었다. BTS 세트가 매장 방문과 치킨 맥너겟 판매 증가를 견인한 덕이다.

  이 외에도 많은 브랜드의 공동 브랜딩 시도가 있었다. 던킨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캠핑폴딩박스’를, 빙그레는 CJ올리브영에서 ‘바나나맛 우유 핸드크림’을 판매했다. 또한 동원F&B는 팔도·세븐일레븐과 함께 ‘동원참치라면’을 선보였다. 쟈뎅은 크라운제과·세븐일레븐과의 공동 브랜딩으로 ‘죠리퐁 카페라떼’를 출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공동 브랜딩은 이처럼 많은 기업에게 그 효과를 인정받고 사랑받아 온 마케팅 전략이다.

 

협력을 기반으로 더 큰 성과를

 

  공동 브랜딩의 주요 이점은 단연 1+1이 2를 넘어 3 이상이 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라 할 수 있다. 우선 브랜드는 자신을 재조명할 기회를 얻어 기존에 머물렀던 지루한 위치에서 벗어나 더 명확하고 독특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 카테고리 확장과 변주를 통해 브랜드의 발전 가능성도 높이고, 세계관에 색다른 차원을 추가해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기계적이고 계산적인 현대 사회에서 재미라는 감성적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유쾌하게 다가가는 것 역시 장점이다.

  또한 공동 브랜딩은 규모의 경제와 집단 지성을 통해 각자일 때보다 더 수월하고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며 마케팅, 제품 도입 비용 역시 절감된다. 시장에 새로이 선보이는 인지도 낮은 상표가 소비자의 신뢰를 빠르게 얻게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공동 브랜딩은 다양한 유통 채널 추가로 서로의 마케팅 방식과 소비자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배움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공동 브랜딩이 마케팅 대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브랜드 과잉 노출 위험은 대표적인 공동 브랜딩의 한계다. 가령 협력 브랜드가 우리 브랜드 밖 다른 곳들과의 공동 브랜딩에 지나치게 적극적이거나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경우, 소비자의 연상 작용을 통해 이미지가 과잉 노출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공동 브랜딩에서 소비자의 참여도나 몰입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서브 브랜드가 과도하게 노출되면 소비자들의 메인 브랜드에 대한 연상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다. 모 브랜드가 묻히고 자 브랜드만 부각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브랜드 경험의 정상적인 확장 및 확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 경우 통제력이 떨어지면서 모 브랜드의 정체성에까지 위협이 되는 ‘역시너지 효과(Negative Synergy Effect)’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공동 브랜딩을 시도하기 어렵다는 사실 역시 단점이다. 지역 내 공동 브랜딩이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공 사례는 없다. 2014년 인천시와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이 지역 중소 화장품 기업과 유통 업체 등을 모아 출범한 공동 브랜드 ‘어울’을 살펴보자. 올해 1월 3일 매일경제의 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어울’에 인천시가 지원한 예산은 37억5천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홍보비 지출 6천8백50만 원을 겨우 3천50만 원 초과하는 수준에 그쳤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브랜드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공동 브랜딩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에게로의 길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 장기 코스라면, 공동 브랜딩은 단기 코스로서 길지 않은 프로모션이나 신제품 출시 기간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이런 짧은 과정을 위해서는 품질과 가격에 민감한 계획적이고 실용적인 소비자들은 잠시 잊어야 한다. 이들에게서 잠시 떠나, 즉흥형 소비자들에게 더욱 집중한 맞춤 상품을 선보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새로운 제품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동 브랜딩을 위해선 인사이트가 담긴 리서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과는 다른 유연하며 동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회사 내부로부터의 발상만으로는 시대에 적합한 타깃 세대를 유혹하는 공동 브랜딩을 해내긴 어렵다. 좀 더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외부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가 날것일지라도, 황당해 보이더라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예컨대 대한항공은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슈퍼엠과 함께 뮤직비디오 형태로 안전 비디오를 새롭게 제작했는데 이 안전 비디오가 유튜브에서 한 달 만에 조회수 약 천3백만 뷰를 기록했다. 틀에 갇히지 않아 유동적이고 다양하게 변화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이러한 가변적인 사고방식만이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시즌에 적합한 제품을 찾고 알맞은 브랜드 경험을 전달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하이드아웃과 SPC삼립의 공동 브랜딩 ‘플리스 호빵’이 겨울이 아닌 찌는 듯한 더위의 여름에 출시됐더라면 해당 제품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아 금세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까지 공동 브랜딩의 개념과 트랜드,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살펴봤다. 이제 스스로 당신의 기업은 준비돼 있는지 고민해 볼 차례다. 졸린 눈의 소비자를 번쩍이는 눈으로 바꿀 수 있는 공동 브랜딩이 가능하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남들보다 먼저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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