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9.5 일 09:49
학내
[포커스] 결혼, 할 수 있을까
김한주 편집위원  |  auchetec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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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호]
승인 2021.08.31  13: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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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 속 사랑과 현실]

   
 

결혼, 할 수 있을까

  2021년 5월 갱신된 국가통계포털(KOSIS)의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 결혼 필요성 및 적정 결혼 시기’에 따르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나이의 대부분에 속하는 만 25~29세의 희망 결혼 평균연령은 31세, 만 30~34세의 경우에는 30.9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원생들의 대부분은 결혼 적령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직장인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경계선에 서 있는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결혼’을 선뜻 결정할 수 있을까. 수업 및 연구뿐 아니라 생활을 위해 경제 활동까지 해야 하는 대학원생의 삶은 정신없다. 여기에 연애가 포함되면, 심지어 그 연애가 결혼을 전제로 하는 관계라면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 삶’ 속 더더욱 복잡한 상황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런 현실을 그려내고 지금의 방안과 앞으로의 제언을 담아내 보고자 한다.

 

비혼(非婚)의 2030

  최근 결혼으로 얻는 행복감이 경제적인 여유와 자유로부터 오는 행복감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비혼을 생각하는 2030 세대가 늘고 있다. 기존의 결혼이 아닌 다른 방식의, 새로운 관계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는 결혼 비용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추후 주택마련과 자녀양육에 발생하는 비용을 보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청년들의 생각은 2030 세대에 결혼 의사를 묻는 통계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2019년 말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진행한 20대 미혼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의 비율은 62%, 여성의 비율은 43%였다. 약 절반 수준의 미혼 남녀가 그래도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그로부 터 약 1년 후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에서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비율이 현저히 감소했다. 응답자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20대 전체의 비율이 35%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중에서도 미혼 여성 전체의 비율은 22%에 그쳤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결혼을 필수로 여기던 시대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춰 취사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제도 정도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2021년도 8월 30일자 데일리팝 뉴스에 따르면,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돈이 없어도 사랑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16.9%에 불과했다. 즉,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해야만 이후 결혼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를 살펴본다면 아직 연구와 학업에 집중하고 있어 대부분 경제적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원우들은 집안에서의 경제적 지원이 없는 이상 쉽게 결혼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그러나 집안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원우가 얼마나 될까. 심지어 학업의 이유로 생활비 등을 지원 받는 입장이라면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이때, 만나는 연인이 직장인 등으로 경제적 자립이 됐다면 이와 관련한 연인간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상대는 시간이 흐르는 것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사과정 A씨는 “결혼 이야기가 나왔던 사람이 있었지만, 서로 결혼 시기에 대한 의견차가 더 이상 맞춰지지 않고 현실적 여건의 어려움으로 결국 헤어짐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과 시간”

  B원우의 “결혼 준비 및 부대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겠나. 비용 관련 현실적인 것들이 부담으로 다가온다”라는 토로와 C원우의 “현재 경제·시간적으로 여유도 없는데 자식을 낳아 기르게 된다면, 자식이 원하는 걸 내가 해줄 수 없다는 것에 박탈감을 느낄 것 같다”라는 호소는 우리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리고 왜, 대학원생들이 결혼을 ‘꺼릴’ 수밖에 없게 됐는지 그 이유에 대한 답안을 주기도 한다.

  만나는 연인과, 혹은 새로운 인연과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이를 현실로 옮기기는 결코 쉽지 않다. 모아둔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결혼하자”고 상대에게 말하는 것이 ‘민폐’ 같다는 원우의 말은 우리에게 씁쓸함을 준다. 실제로 원우들은 ‘결혼’은커녕 ‘연애’조차도 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연구라는 특성상 일과시간이 규칙적이지 않고, 데이트 시간 등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이상의 시간을 학업을 위해 대학원에서 보내게 되는 석·박사들의 경우 결혼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다수다.

  D원우는 “사실 연애도 많이 힘들고, 결혼준비·신혼여행·신혼기간 또는 자녀 돌봄 등 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와 동시에 학위과정 중 결혼하는 원우를 주변에서 봤지만, 그 사례를 봤을 때 “당장 손에 쥐어지는 연구비로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라고 난색을 비치기도 했다. 특히 전국의 집값이 ‘불장’을 넘어 ‘용암장’으로 불릴 정도로 폭등하는 지금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결혼을 전제로 할 때 집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런데 2021년도 1월 14일자 세계일보에 따르면, 연봉 3천4백만 원을 받는 직장인 기준으로 서울에 있는 25평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무려 36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직 취업조차 되지 않은 풀타임 대학원생의 경우엔 그야말로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책은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9만6천265건으로 1년 전보다 10% 가까운 1만3천12건이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상반기 기준 가장 적었고, 감소폭은 역대 최대였다. 코로나 여파로 결혼을 미룬 경우가 많았다곤 하지만, 오히려 코로 나로 인해 실직 등이 대거 늘어난 이유도 하나의 배경이리라 짐작된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청년층은 출산은 물론 결혼부터 꺼리게 된 모습인 셈이다.

  저출산이 계속되면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은 가중된다. 새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인구는 줄어들 기 때문에, 미래세대가 더 많은 사람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저출산 대책을 위해 150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출산율은 되레 악화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196조 원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인데, 이는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가의 노력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많은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저출산 대책을 위해 150조 원의 예산을 투입 한 것을 살펴본 결과, 오히려 출산율이 되레 악화됐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대책은 현금성 지원을 늘리는 데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결혼을 하고 싶은 청년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실효적인 지원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결혼을 “하고” 싶은 이들조차도 결혼을 할 수 없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가는커녕, 전세조차 장만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정말로 ‘결혼하라’고 국가는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학교 등의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러한 불안 요인을 해결해주는 것이 순서이지 않을까.

 

김한주 편집위원 | auchetec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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