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연 / 교육학과 박사

 

■ 교육정책 중 ‘수능’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다면
  ‘교육정책의 사회학’이라는 수업에서 한국 대입정책의 역사를 다루고, 이후 지도교수님의 관련 연구에 참여하면서 대입 국가고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1954년에 시작된 ‘대학입시 국가고사’는 입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학별 고사에 비해 ‘객관적’이라는 인식도 있다. 지금의 수능에 대한 신뢰 역시 한동안 흔들릴 것 같지 않다. 그러나 1~2점 차이, 때론 소수점 이하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것을 보면서 수능이 과연 대학입학 적격자를 걸러내는 타당한 도구인지 의심하게 됐다. 그 근소한 차이는 ‘운’에 불과할 확률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객관식 국가고사를 중심으로 대입전형이 이뤄지는 것과 그에 따른 교육적 효과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나아가 대입에서 국가고사가 왜 이렇게 오랜 기간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갖게 돼 수능을 연구주제로 삼았다.

 

■ 연구 대상 선정 기준과 자료수집 과정은
  수능이 ‘대학교육적성시험’이라는 말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부터 최근까지의 기사들을 찾아 읽고 정리했다. 1999년까지의 기사들은 주로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그 이후의 기사들은 한국언론재단의 ‘빅카인즈’를 이용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 수능시험, 대학교육적성시험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는 식이다. 주로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신문을 중심으로 봤고, 2008년 이후의 기사는 중앙일보를, 2018년 이후 최근의 기사들은 조선일보도 포함해 수집 및 정리했다.

 

■ 주로 신문 기사 자료를 통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해당 자료를 선택한 이유는
  연구는 수능 정책의 변화와 이를 둘러싼 담론의 흐름에 집중한다. 수능이 많은 변화를 겪어오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은 사회가 수능의 필요에 공감하고, 이를 입시전형의 도구로 타당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 구성원들이 수능에 대해 어떤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가에 따라 그 개념이 형성돼 온 것이다. 그렇기에 수능에 대한 우리 사회 일반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살필 필요가 있었고, 그것을 확인하는 데에는 신문 기사가 적합한 자료라고 판단했다. 신문 기사만으로 수능 담론의 총체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순간을 기록하는 신문은 수능이 어떤 이유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수능과 관련해 어떤 것을 중시하고 논의했는지를 자세하고 생생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 담론이 실제 정책에 끼치는 영향은
  ‘담론은 그 대상을 체계적으로 구성한다’라는 푸코(Foucault)의 말처럼, 연구 결과 담론이 실제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은 확연했다. 일례로 수능이 실시된 첫해에는 8월과 11월, 2회에 걸쳐 시험을 쳤다.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연 1회 치르고 있다. 2회 시험이 학생들에게 부담된다는 담론 때문이다. 이후의 수능 정책의 변화들도 담론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사회가 수능에 대해 이야기 해 온 것들이 수능의 실제를 구성해 온 것이다.


■ 학교교육의 ‘정상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지
  수능으로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능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학교교육의 ‘정상화’에서 그 ‘정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계속 논의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수능 담론은 개인들의 격차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드러내는가에 집중해 왔다. 이제 이를 넘어서 수능과 무관하거나 수능 점수 경쟁에서 불리한 학생들도 학교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안을 나눠야 한다. 학교라면 모름지기 가르쳐야 할 것들을 ‘제대로’ 가르치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배움의 기회는 상위권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줘야 ‘공정’하다.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을 포괄해 교육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와 ‘공정’의 의미를 새롭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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