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덕 /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교수칼럼]

실패 이력이 주는 교훈

강창덕 /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성공은 보이고 실패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실패는 불가피한 과정이며, 삶에서 성공과 실패는 마치 물과 공기처럼 늘 함께 있다. 2016년, 프린스턴 대학 요하네스 하우스호퍼 교수는 자신의 이력서와 더불어 실패이력서(CV of Failures)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전까지 이력서라는 개념은 보통 성공의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나이 마흔에 가까스로 박사학위를 받은 필자 또한 크고 작은 실패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필자가 젊을 때보다 더 어려운 시대를 사는 대학원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적는다.
  먼저 그 실패의 역사를 간략히 보면 대학 4년 내내 준비한 행정고시 실패, 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시험 2번 낙방, 대학원 석사 졸업 후 입사시험 불합격, 박사과정 입학시험 2번 실패, 나이 34세에 미국 석사과정 입학 후 박사과정 시험 실패, 박사학위를 받은 후 전임교원 도전 2회 실패 등이 있다. 여기서는 간단히 표현했지만 이 과정은 괴로움과 절망의 나날이었다. 필자보다 더 많은 실패를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실패는 아픔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깨달은 것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째,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실패는 성공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러 번 시험에 떨어지면서 본인의 약점을 알게 되고 다음 번 도전에서 그 지점을 보완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일례로 국제저널에서 논문 게재 불가를 통보받았지만 결국 심사자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다른 저널에 게재한 적도 있었다. 둘째, 실패하는 과정에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늦은 나이까지 박사학위를 받지 못한 필자는 늘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논문 완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파악하고 적절히 활용하려고 했다.
  셋째, 매일 꾸준하게 정한 과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하루 이틀 동안 공부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계속 일정한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대학원 공부는 마라톤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사색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넷째, 아름다운 복수를 하기로 했다. 실패 과정에서 어떤 이는 필자를 멸시했고 또 다른 이는 필자의 성과를 자기가 한 것처럼 빼앗아 갔다. 이러한 부당함에 직접 대항하는 방법도 있지만 스스로의 일에 집중해 꿈을 실현하는 것을 선택했다. 다섯째, 졸속이 지연보다 낫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기보다는 우선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점차 깊이 있게 만들어 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리고 ‘손자병법’에서 말하듯 서둘러 일을 진행하면 나중에 여유가 생겨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된다. 여섯째,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주인이 돼야 한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고 이에 필요한 실천을 하는 게 현명하다.
  끝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실패로 인한 좌절을 겪고 있을지 모르는 대학원생들에게 데일 카네기의 조언으로 응원하고 싶다. “우리의 주된 임무는 멀리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또렷이 보이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걱정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뜻이다. 부디 우리 원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지렛대로 삼아 성공에 다가가는 봄날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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