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연구 환경을 바라며

 

 작년 6월 3일, 청룡광장 게시판에는 ‘에어컨 좀 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많은 공감을 받았다. 게시글엔 실내온도가 29도까지 올라간 사진과 함께 학교 측에 에어컨을 틀어달라는 요청이 주 골자를 이뤘다. 시설관리처는 이에 대해 당일 온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냉방 공급을 조정하고 있으며 추후 가동시간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답했으나, 6일이 지난 후의 학생 댓글에 따르면 ‘탄력적인 냉방 공급 시간 조정’이라는 표현에 비해 여전히 학교에선 원활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작년 하절기의 경우, 본교의 냉방시설은 아침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동됐다. 이러한 조치는 10시 이후까지 학교에 있는 원우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학교 측의 입장처럼 추후 가동 시간을 확대했음에도 불편함을 체감했던 원우들이 많았던 것이다. 과연 이번 여름은 어떤 환경이 주어지게 될까.
 

냉방시설 가동의 한계


 본교 연구실 중 일부는 창문이 없어 평소에 환기를 잘 시키지 못해 공기 순환이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대학원생 A씨는 심지어 이러한 환경에서 컴퓨터가 새벽까지 작동되는 경우가 잦아, 그로 인한 열기에 의해 에어컨이 가동돼도 실질적인 온도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는 식의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지난 여름 손 선풍기와 탁상용 선풍기를 이용해 봤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무리 더워도 컴퓨터는 꼭 사용해야 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한 난처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냉방시설 가동 시간이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A씨는 외기 온도에 따라 냉방 기준이 바뀐다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으나, 학교 측에서 전체가 아닌 일부 공간에 대해서라도 세심한 조율을 해주기를 바랐다.
 한편 대학원생 B씨는 “이미 2019년에 냉방이 불충분하다는 요구가 있었고, 이를 학교에 전달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나아가 원우들이 개별적으로 냉풍기를 구비하기 시작한 상황이 됐다며, 2020년 여름은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추가적으로 대학원 연구실의 냉방 문제는 학교의 연구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원우들의 연구역량 유지 차원에서 필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점을 강조했다. 만일 24시간 가동이 현실적으로 무리라면 운영 시간이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덧붙이기도
했다.
 심지어 현재 계속되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다중이용 시설 및 그 밖의 실내시설에선 마스크 착용이 강력히 권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무적인 마스크 사용으로 무더위 속에서 공부해야 하는 원우들의 불편은 더욱 커진 것이다. 올여름 더위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때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 조치의 필요성

 그렇다면 학교 측의 새로운 입장은 무엇일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설관리처 관계자는 “냉난방 시간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토부에서 매년 6월 지정 고시가 내려온다”며, 국가에서 에너지 다소비 기간에 대해 에너지 절약을 하도록 권고하기에 24시간 가동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온도를 예측하기 힘든 환절기에 민원이 가장 많은데, 학교 냉난방시설의 경우 여름을 대비해 세척작업을 해야 하는 일명 ‘냉난방 전환 작업’ 차원에서 가동이 어려운 시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후 계속해서 외기 온도에 대응하며 가동 시간대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는 입장과 함께 시설 관리 차원에서 냉방시설을 공급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원우들의 너른 양해를 바랐다. 그와 함께 “작년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학생이 별로 없어 에너지 절감이 많이 될 수 있었다”고 덧붙이며 올해는 불만 사항이 없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지금껏 대학원생의 연구 활동 및 학업 환경을 둘러싼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따라서 학교 측은 보다 세심하게 원우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적극적인 피드백과 함께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부디 올 여름엔 보다 쾌적한 환경이 마련돼 원우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한주 편집위원 | auchetec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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