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련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

 

비대면 환경 속 문화예술 소비 형태

 

박혜련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에 ‘언택트’ ‘온택트’ 등의 단어가 등장했고 ‘집콕’ ‘방구석 1열’과 같은 말로 대표되는 비대면 현상이 증가했다. 그 어느 때보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온라인 서비스 제공은 필수요소가 됐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관련 서비스 제공 플랫폼 역시 확대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비대면은 큰 전환점이 됐다. 다중이용공간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문화예술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고, 심지어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비대면 예술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특히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서 이러한 변화 양상이 뚜렷하다. 그동안 문화예술계의 온라인 콘텐츠는 홍보와 마케팅을 목적으로 주요 내용을 편집해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비대면 사회에서 온라인 콘텐츠는 오프라인 콘텐츠의 핵심 대안으로 떠올랐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중계해서 감상하는 기회가 제공됐으며, 이는 온라인 콘텐츠 제작의 기술적 효율성과 콘텐츠 전반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했다. 실제로 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스위치온’이라는 최초의 동영상 전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재단에서도 온라인 공연과 문화예술 콘텐츠 통합안내 누리집 등을 통해 질 좋은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현장 중심의 콘텐츠로, 이때 대면 방식과 비대면 방식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진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온라인을 대면 관람의 부가적인 요소로 인식하며, 대면 관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비대면 환경으로의 급격한 변화는 문화예술 분야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온라인 관람을 독립적 형태로 인정 및 바라볼 것을 제언했다. 이제는 비대면 환경의 디지털관람을 하나의 문화예술향유 형태로 바라보고 이와 관련한 학술적 · 정책적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본 연구는 비대면 환경에서의 문화예술 관람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그 가운데, 연구의 일부 결과에서 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한 관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주로 현장에서 직접 관람해야 했던 기존방식과는 다르게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한 관람은 시공간적 제약을 완화시켜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직접관람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는 문화예술향유와 관련된 현재 지원 정책을 다각도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현대 사회엔 시간적 ·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김도연은 순수예술 분야의 경우 개인의 문화자본이 문화예술향유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시간적 · 경제적 제약을 일부 해소해줄 수 있는,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관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이 확충된다면, 개인이 가진 문화자본의 범위가 늘어나 문화예술의 향유 수혜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관람과 직접관람의 관계를 설명하며, 디지털미디어를 활용해 문화예술을 관람할 경우 디지털격차가 존재하는지 예측하고자 했다. 즉, 단순히 비대면 환경의 온라인 문화예술 관람만을 연구한 것이 아닌 급격하게 변화한 환경에서 소외계층이 발생할 것을 인지하고 살펴봤다는 점이 큰 의미를 지닌다.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문화예술 관람은 공급 플랫폼의 확대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격차를 야기할 수도 있다. 김도연은 해당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령에 따른 디지털격차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중년층 이상부터 연령이 증가할수록 디지털관람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자는 해당 세대가 최신 기기를 수월하게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그 원인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디지털격차가 단순히 디지털 기기 사용 유무가 아닌 관여도에 따라 매우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김도연의 연구 결과는 다각도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함께 강구돼야 함을 시사한다.

  현대사회는 스마트기기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누구나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제공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의 중요성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이제는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 온라인 관객개발을 진행해야 할 시기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본 연구는 현재 급변한 비대면 환경 속 문화예술향유에 관한 기초연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향후 디지털미디어 환경의 공급 측면에서 후속 연구를 진행해 온라인 콘텐츠의 공급과 수요 활성화 방안 모두가 활발히 논의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현장 직접관람과 비대면 관람의 관계성을 명확히 밝혀내 대면과 비대면 환경의 문화예술이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방법이 마련되길 고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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