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경 / 예술경영학과 문화콘텐츠전공 석사과정


아이돌 ‘유료 소통 서비스’의 이면


 주연경 / 예술경영학과 문화콘텐츠전공 석사과정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의 일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유료 소통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콘서트가 코로나 시국으로 전면 중단되면서 공연이 아닌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2월 SM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플랫폼 ‘버블’은 아티스트가 채팅방에 메시지나 사진, 영상, 음성 등을 보내면 팬들이 직접 답장할 수 있는 ‘쌍방향적 소통 시스템’ 이다. 2020년 6월 출시된 ‘포켓돌스’와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해 운영 중인 ‘유니버스’도 여기에 해당된다. 이용금액은 플랫폼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아티스트 한 명당 월 4 천5백원 정도이며, 구독하는 아티스트 수가 늘어날수록 할인율이 높아진다. 버블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 외에도 젤리피쉬, JYP, FNC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이용 중이며 2020년 2분기에만 매출액 42억 원을 달성했다.
 
 유료 소통 서비스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실시간 번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적에 상관없이 아티스트와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즉 음원이나 퍼포먼스, 공연 등의 창작물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관심을 담은 대화’ 같은 것들이 콘텐츠로 기획되고 ‘서비스 상품’으로서 판매 및 거래된다. 아티스트와 팬덤 사이 유대감과 친밀감을 형성해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혔다는 측면에선 팬덤의 니즈를 충족시킨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제한 금액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같은 금액을 지불하고도 한 달간 메시지를 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소속사는 아티스트의 재량에 맡긴다는 이유로 모든 운영을 아이돌에게 떠넘겼지만, 메시지 횟수에 관한 조항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아티스트의 성향에 따라 각 팬덤이 받은 메시지양에 차이가 생겼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똑같은 돈을 내고 누구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누구는 받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아직 발표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보니 규정에 관한 부분 또한 완성도 있게 마무리 되지 못했다. 특히 환불 규정마저 제대로 고지되지 않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한편,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유료 소통 서비스 콘텐츠가 아이돌 스타들을 옥죄는 도구로도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아이돌 스타들은 개인의 사생활과 음악활동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된 상태다. 음악성을 넘어 팬덤을 향한 애정 표현과 감정적 서비스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게 됐다. 그렇기에 해당 콘텐츠가 업계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히든카드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아이돌 스타의 입장에선 노동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비대면 시대, 팬덤을 지키기 위한 해결 방안으로 마련된 콘텐츠가 자칫 잘못하면 팬의 이탈과 함께 팬덤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 해당 서비스가 아이돌과 팬덤 간의 유대감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반대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효과를 낳을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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