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솔 / 고려대 대학원신문 편집장

[신문평가]


'대학원신문이 아직도 있나요?'


이은솔 / 고려대 대학원신문 편집장


   “대학원 신문이 아직도 있어요?”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분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분들이 주로 던지는 말인데, 그 시절 만들어진 것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데 대한 반가움과 이제는 주변에서 대학원 신문을 쉽게 볼 수 없기에 느낀 놀라움이 혼재돼 있는 질문이라고 느껴졌다. 중앙대 대학원신문의 창간일이 1983년 11월 10일, 고려대 대학원신문의 창간일은 1987년 10월 20일이다. 약간의 시차가 있지만 두 신문 모두 1980년대 학생운동의 열기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명백해 보인다. 일반 언론도 아니고 학생자치기구인 대학원 신문이 30년 넘게 존속한 것이니, 인터뷰 요청을 받고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대학원 신문사가 많이 남지 않은 요즘, 중앙대 대학원신문을 오랫동안 중요하게 참고했다는 이야기를 전 편집장 선배에게 들었는데, 바로 며칠 후 원고 청탁을 받게 돼 내심 놀랐다. 신문에 관한 평가보다는 고대 대학원 신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중앙대 신문을 읽은 감상을 나누고 싶다.


   우선 1면 포커스는 주로 대학원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며 2면의 학내 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1면에서 보통 정치·사회 이슈에 관한 인터뷰를 싣는 고대 대학원신문과의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또한 고대 대학원신문의 경우 매 호마다 그달에 이슈가 된 사안을 기사화하는 반면, 중앙대 대학원신문은 각 지면이 하나의 큰 주제를 두고 매달 연재 형식으로 진행하며 유기성과 연속성을 담보한다는 점도 큰 차이라고 느꼈다. 동성결혼과 비혼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소개하는 사회Ⅰ면과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다룬 사회Ⅱ면은 최근 중요한 문제로 부상한 두 주제를 다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혁신기술과 경제를 소개하는 IT면과 바이오 신약개발에 관한 글을 실은 바이오면은 인문학 지식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전공 지식을 시의적절하게 소개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폭넓은 주제를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게, 그러나 결코 얕지 않게 다루고 있었다.


   학위논문을 소개하는 중앙아카데미아는 특히 자극을 많이 주는 지면 구성이었다. 간호사의 ‘태움’ 문제부터 흑인 여성 문학, 한국 2세대 인권운동의 역사에 관한 논문까지 여러 사회적 문제에 응답하는 논문을 소개하고 있었다. 게다가 단순히 논문 소개에 그치지 않고 관련 연구자·활동가의 토론문을 함께 싣고 있는데, 독자뿐만 아니라 연구자 본인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지면이 아닐까 싶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대학원 신문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고려대 대학원신문의 창간 멤버인 박한용의 인터뷰처럼 “대중적인 정치 지평이 열릴 때 생기는 학술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관해 고민하고 그 방향을 제시한다는 역할만큼은 변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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