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가봤어?]


길거리에 있는 소녀상 말야

 

   평화의 소녀상으로 알려진 ‘평화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전쟁 비극이 재발하지 않고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길 바라며 설립됐다. 이 평화비의 시작은 1992년 1월 8일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1000차를 맞이한 2011년의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00차 시위를 맞이해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는 지금까지도 조용히 대사관을 응시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일본군‘위안부’피해자 e-역사관에 따르면 2020년 10월 5일 기준 생존자는 16명으로, 현재 생존자들은 건강 문제로 인해 실질적인 운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이상 당사자와 함께 운동을 전개할 수 없다면 우리는 미래세대로서 이 운동을 어떻게 계승할지 고민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운동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둘러싼 제국주의, 가부장제, 여성혐오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생존자의 기록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옛날 옛적 할머니들의 아픈 이야기 정도가 아니라 당시의 식민지배 체제와 공창제도, 전쟁 성범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거대한 권력이 개인에게 행사한 폭력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제해결을 위한 한 발자국을 뗄 수 있는 것이다. 평화비는 이토록 심각한 문제를 잊지 말라고 우리에게 끊임없이 소리치는 조형물이니 오늘의 귀갓길에는 평화비 앞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생각에 잠겨보는 건 어떨까.


장소정 편집위원 | sojeong246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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