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학업과 연구 활동은 대학원생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중심에 자리한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재난은 자연스레 연구환경에도 영향을 미쳤고, 원우들의 다양한 기회 및 권리 보장에 걸림돌이 됐다. 실제로 코로나19의 확산 단계에 따라 열람실이 잠정 폐쇄되거나 자료실의 운영 시간이 조정되는 등 원우들은 계속해서 학습 공간 이용에 대한 불편함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더 나아가 연구 활동을 위해 외부 DB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 한계가 도드라졌다.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는 전용 PC에서만 볼 수 있는 협약기관 대상 자료인 가운데, 해당 PC는 현재 중앙도서관 3층 참고자료실과 법학도서관 2층 참고자료실, 대학원 1층 전산실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공용으로 사용되는 물품이 많아 감염에 매우 취약한 시설인 만큼 지난 1학기부터 폐쇄조치된 상황이다.
 

제한된 DB 접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술정보원은 올해 4월부터 기존 서비스 대상이 아니었던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DB의 원문 복사 서비스를 무상으로 조치한다는 차선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익명을 요청한 원우 A씨는 원문 복사 서비스를 이용할 때면 신청 후 약 1~3일 정도가 소요되며 “DB의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서지사항만 가지고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잘못된 자료를 인쇄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학술정보원 측은 현재 3층 참고자료실 내 지정 PC에 대한 예약제 운영 계획을 밝힌 상태다. 오프라인으로 신청받는 예약제 시스템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 따로 이용자 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프린터 인쇄는 복사실 업체, 총무팀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안성캠퍼스 중앙도서관 내 지정 PC가 있는 곳은 전자정보실과 미디어실, 참고자료실 세 군데인 가운데 전자정보실은 휴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실과 참고자료실에 각각 1대씩 설치돼 있는 지정 PC로 해당 DB는 이용 가능한 상황이다. 온라인 학습 자료 출력 역시 참고자료실에서 할 수 있다. 중앙도서관 측은 공간이 협소해 비교적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전자정보실을 휴실 조치했으나, 미디어실이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훨씬 넓은 공간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관리도 용이하기 때문에 큰 제약은 없는 상태라고 밝히며, 애초에 서울에 비해 이용자가 많지 않은 곳이라 불편함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원 1층 전산실 역시 운영 중단 기간이 지속됨에 따라 원우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총학생회 김정빈 정보국장(이하 김 정보국장)은 원총 월례회의 중 정보국에 관한 논의에서 1층 전산실과 지하 1층 지정 열람실 운영에 대한 안건이 가장 많이 나왔으며, “1학기 동안 운영중단을 하게 되면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당 입장은 2학기가 시작되고도 구체적인 운영 계획안이 발표되지 않아 원우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때에서야 나왔다. 이후 원총은 국회도서관 DB 접근 관련 PC 사용에 한해 9월 21일부터 대학원 전산실을 개방하기로 공지했다. 더 나아가 24일엔 국립중앙도서관 DB 접근에 대한 운영도 확대한다는 공지문을 게시했다. 

  전산실은 12~13시를 제외한 평일 10시~16시에 운영되며 일일 최대 2시간, 주 최대 4시간의 제한을 두고 1시간 단위 예약제로 시행된다. 출력의 경우 캐논 복합기의 운영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이기에 이는 총학생회 프린트와 연결해 이뤄지며 장당 50원의 인쇄 비용을 지불한 후 수령이 가능하다.

  김 정보국장은 해당 수익금이 인쇄에 필요한 용지와 토너를 구입하는 데 쓰일 예정이라고 밝히며, 특히 대량 복사를 요청받았을 때 이에 발생하는 비용을 모두 감당하기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양면인쇄의 경우 기존 캐논은 1장당 100원을 받고 있었지만 현재 전산실은 50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복지적인 지원으로 본다”며 원우들이 인쇄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술정보원에서 일정량의 원문 복사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희원 편집위원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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