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0.9 금 13:00
학내
[특집 기획의도] 용기 있는 소비가 필요할 때
장소정 편집위원  |  sojeong246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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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호]
승인 2020.09.01  16: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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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획의도] 소비하는 일상

오직 인간만이 가진 특징은 무엇일까. 특히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두드러지는 특징은 중 하나는 ‘소비’한다는 것일지 모른다. 조개꾸러미를 들고 가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던 화폐로부터 시작해 이제 모든 재화들이 ‘돈’을 통해 유통되는 지금, 우리는 숨 쉬듯 소비를 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바뀌어가는 소비문화를 짚어본다면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의 지형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편집자 주>

 

용기 있는 소비가 필요할 때


   학창 시절, 빳빳한 역사책을 받아들고 책장을 꾹꾹 넘기면 가장 처음 나오는 내용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대표되는 인류의 시작에 대한 단원이었다. 책 속에서 공동체를 이뤄 채집과 수렵을 했다던 인류는 청동기시대 전까지 스스로 농사를 짓고 먹을 것을 구하며 살아갔다. 이를 두고 우린 신석기 혁명, 즉 인류의 1차 혁명이라고 명명한다. 이후 역사책의 페이지 수가 조금씩 뒤로 넘어갈수록 곡물 생산량이 늘고 계급이 만들어지며 재산이 분배돼 ‘국가’라는 것이 탄생한다. 그러나 건국 이후 역사의 대부분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신체를 빌어 무엇인가를 만들어냈고 그 생산물로 삶을 살아간다. 인류의 거대한 전환점, 18세기의 산업혁명 전까진 말이다.
자본주의 굴레 속에서
   산업혁명 이후 증기기관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전하며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이에 대응해 대량소비체제가 필요해졌다. 생산은 하는데 수요자가 없으면 안 되니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체제를 만든 것이다. 노동력과 돈이 교환되는 사회에서 당시 ‘노동자’는 공장에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일을 했고, 당연히 그 시간 동안 자신이 먹을 농작물을 생산해내지는 못했다. 대신 임금으로 다른 사람이 농사지은 곡물이나 식량을 교환해서 삶을 영위했다.
   이렇게 돈으로 재화를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며 소비해야만 살 수 있는 사회가 자리를 잡게 된다. 당장 은행이 멈추고 화폐가 종이 쪼가리가 된다면 우린 내일 먹을 식량도 구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기도 하다. 인류 전체의 역사로 바라봤을 때 소비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이제 우리의 삶에서 소비는 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소비가 일상이 되자, 구매라는 행위의 의미는 굉장히 커졌다. ‘잘 팔리는 것’은 매해, 매달, 매일 바뀌었고 소비자의 욕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업체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잘 팔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내야 하기에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분과학문이 생겨났고, 뇌리에 박히는 강한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홍보 플랫폼이 늘어났다. 그렇게 소비가 일상이 된 지금, 과연 2020 상반기의 소비 트랜드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이번 기획에서는 코로나19가 강타한 대한민국이 어떤 소비행태를 보이는지 살펴보고 이에 기반한 문화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더 이상 ‘직접’ 사지 않아


   지난 7월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지고 부산이 물에 잠기며 해당 이슈가 연일 뉴스의 1면 기사를 장식하던 중, 한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24일 오전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 이 사진은 “홍수 난 부산의 극한직업”이라는 제목으로, 무릎까지 차오른 빗물을 뚫고 한 손엔 배달음식을 꼭 쥔 채 나아가는 배달원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사진 속의 인근 상가가 물에 잠기고 심지어 차량도 물속에 잠겨 옴짝달싹하지 못하는데 배달원은 묵묵히 갈 길을 가고 있던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렇게 날씨가 궂은데 배달을 시켜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배달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동시에 이 사진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배달문화를 엿볼 수 있었기에 해외 누리꾼들로부터 놀랍다는 반응을 받기도 했다. 배달문화를 비롯해 ‘집 앞’으로 물건을 받는 서비스는 이제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지 꽤 오래된 문화다. 코로나19 이후 외출을 삼가는 시민들이 증가하며 이런 사진이 등장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외출을 삼가는 것을 넘어 타인을 만나지 않는 문화는 더욱 확산됐고 이를 지칭하기 위해 ‘언택트 문화’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언택트란 부정적 의미의 Un과 접촉한다는 의미의 Contact가 합쳐진 단어로 비대면 문화를 일컫는 용어다. 무인용품샵을 비롯해 재택 근무가 활성화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기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업무가 이어질 때 우려 역시 많았다. 기존에 얼굴을 맞대고 업무를 할 때보다 효율성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새로운 상황 속에서 이전의 패턴을 적용해 일을 해나갈 수 있는지 등의 고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온라인 플랫폼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동시에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문화확산을 넘어 최근 언택트를 주제로 한 산업 역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구현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사회 발전에 따라 실현되기 시작하자 그 변화를 뒷받침해준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발전은 언택트 문화와 어떻게 맞물려 하나의 거대 산업으로 급부상했을까. 이번 특집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성장한 언택트 산업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진단해본다.


낭비하지 않는 소비,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얼마 전 홍수로 인해 전국에 8천여 명의 이재민이발생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연달아 낭비하지 않는 소비인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며 친환경 이념을 실천하는 가게들 역시 늘어났다. 서울시에도 ‘보틀팩토리, 도깨비커피집, 얼스어스, 알맹상점, 지구샵, 플레이스엘엘 서초점’ 등 여러 제로웨이스트샵들이 줄지어 입점하기도 했다.
   제로웨이스트란 2000년대 초 생겨난 용어로 모든 자원과 제품을 재활용 가능하도록 디자인해 어떤 쓰레기도 생기지 않게끔 만들자는 뜻의 신조어다. 즉 제로웨이스트샵들은 불필요한 포장을 제하고 필요한 물품을 ‘알맹이만’ 담아가는 가게들인 것이다. 리필 상품과 온전한 새 상품의 가격이 같다면 당연히 포장이 잘 된 새 상품을 사고 싶을 수 있지만,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경오염을 줄이는 첫 걸음을 뗄 수 있다. 담아갈 용기를 준비해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용기내어 용기 낸다’면 지구는 내일 더 맑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지 않을까.
   이번 특집 인터뷰에서는 전국 각지로 퍼지고 있는 제로웨이스트샵 중 하나인 ‘알맹상점’의 활동가 래교를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작지만 큰 날갯짓을 해온 알맹상점의 궤적을 따라가보자. 우리 몸이 1~2도만 올라가도 고열에 시달리면서, 왜 지구의 온도가 1~2도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멀게만 느꼈는지 고찰해보고 일상에서부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이것저것 준비해 거창하게 시작하게 아니라 텀블러를 들고 나가지 않은 날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는 변화는 아마도 10년 뒤, 20년 뒤 우리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지 않을까. 소비를 떼어놓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잘’ 소비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번 기획이 독자들에게 작은 전환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장소정 편집위원 | sojeong246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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