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와 친해지기]

 

#리베이트 #근절 #청사진 

 

   병원에서 같은 성분의 약을 처방받더라도 수많은 복제의약품 중 어떤 상품을 쓸지 선택하는 건 의사의 몫이다. 이때 복제약의 가격은 개발비가 전혀 들지 않음에도 높게 책정돼 있어 팔리기만 하면 마진율이 높다. 그렇기에 제약사에선 의사들에게 우리 제품을 많이 처방해달라는 식의 불공정 거래를 요구하는, 이른바 리베이트(Rebate)를 제공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2019년만 해도 국내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금액으로 90억 원이 적발됐으며 의사 85명도 재판대에 올랐다.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사실상 리베이트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은다. 일례로 대부분의 외국 처방 시스템은 의사가 성분명으로 처방하고 약사는 가장 저렴한 약을 환자에게 제공하게 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사가 제약사의 의약품을 상품명으로 직접 처방한다. 심지어 오리지널 의약품의 대부분은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 및 소유함에 따라 국내 제약사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한참 밀리게 되고 자본 확보가 어려운 문제로 이어져 또다시 복제약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리베이트를 통해 당장 눈앞의 이득을 취하는 것보다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에 비용을 투자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자본을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이는 곧 국내 제약회사의 투명성을 강화시킴과 동시에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과정이 되리라 믿는다. 짧은 걸음을 빠르게 걷는 것이 아니라 보폭을 넓히고 오래 달리는 방법의 청사진을 그릴 때가 왔다.


최진원 편집위원 | jinwon3741@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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