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일단 기다려보세요 

 

   5월 12일, 코로나가 지속·확산하는 상황에 따라 생활관은 모든 관생에게 알림 문자를 보내며 기존 2인 1실 체제가 1인 1실로 변경됐음을 공지했다. 학교의 방역 지침에 맞춰 수용 인원 또한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7월 24일에 발표된 2학기의 생활관 입주 신청 당시, 생활관 측에서 지원 자격으로 제시한 3가지 기준은 ▲서울캠퍼스 기준 20km 이외 지역 거주자 ▲2학기 대면 수업(혼합형 포함) 1과목 이상 수강자 ▲상기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재학생이나 신입생 등의 사항에 해당하는 학생이었다.


대기명단은 없습니다


   8월 6일 생활관 합격자 발표날 ‘차순위 학생 충원 대기 번호’가 공지됐지만, 대학원생은 충원 대기 번호를 부여받지 못했다. 이에 Q&A 게시판을 통해 대기 번호나 추가선발이 없냐는 질문이 올라왔지만, 해당 게시글에 대해 생활관 측은 “잔여석이 많지 않아 대학원생의 경우 대기 번호가 부여되지 않았으며 자리가 생길 경우 개별적으로 연락드릴 예정”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1차로 선발한 인원이 모두 등록을 한 상태”라며 “충원은 없으며 지금의 상황에선 추가 모집에 대한 계획을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원우 A씨는 ”대학원생은 대기명단 공지조차 올라오지 않아 내가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예측조차 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거주 계획을 세울 수 없는 불안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생활관은 “추가합격 선발은 9월 초~중순 중에 이뤄질 예정이며 질병관리본부와 학교 일정 및 지침이 내려오는 상황에 맞출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선발 계획이나 이후의 일정에 대해 공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8월 20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생활관은 2학기 기숙사 입관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공지엔 대면 수업이 실시될 경우 추가 선발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히며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규입사를 허용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대상은 실습생, 대학원생 중 사무실 조교 및 필수연구 참여자, 국가 근로 장학생 등이었다. 이처럼 개강 전 학생들이 거주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내를 한 연세대의 발 빠른 대처는 본교 생활관의 느린 대처와 대비되는 풍경을 그렸다.


기존 틀에 욱여넣은 선발기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학원생의 경우, 비대면 수업을 수강하더라도 근로 조교나 연구조교 B에 해당한다면 학교로 출근을 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지난 하계 방학의 경우 20km 이외 거주자라는 기준은 동일하게 두면서 특별사유에 해당하는 자 중 입주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특별사유에는 ▲계절학기 대면 수업 수강자 ▲조교 또는 연구실 근무, 국가 근로, 행정 근로학생 ▲국가고시반 ▲인턴, 아르바이트 등 예정자 ▲2020년 8월 졸업예정자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2학기에 합격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는 이런 대학원생의 특수한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 생활관은 “조교 쪽은 제외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난감을 표했으나 “연구실 같은 경우 대학원과 얘기를 해 전공 연구나 프로젝트 과목이 따로 개설된다고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때 학점인정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공식적으로 2차 선발기준 충족조건에 해당하므로 가능한 선에서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실 출근이 공식적 수강 신청을 통해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 대학원생은 입관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위와 같은 근로 조교는 대부분 1년 계약으로 이뤄지는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절차를 마련한 우수 사례로 명지대를 꼽을 수 있다. 해당 학교 생활관에선 대학원생의 장기 거주 상황을 인지하고 1년간 계속 거주할 대학원생을 별도로 선발한다. 이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1년간 짐을 옮기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다. 또한 서울시립대 생활관의 2020학년도 기숙사생 선발계획에 따르면 대학원 연구생·수료생이 연구등록확인증명서를 제출한다면 선발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본교는 연구 수료생인 경우 생활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생활관 측은 “선발이나 입관 기준에 다른 기준을 둔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인원은 학부생이 훨씬 많은데 대학원생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줄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최진원 편집위원 | jinwon3741@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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